IMF의 경고 “전 세계 나랏빚 100% 시대 온다”
IMF 재정모니터 발표 “세계 부채비율 2029년 100.1%”
중동전쟁 후폭풍에 고금리 겹쳐 구조적 재정 악화 우려
한국 2029년 59.4% … 선진국 대비 낮지만 관리 필요
국제통화기금(IMF)이 중동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차입비용 상승으로 전 세계 정부 부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3년 내에 100%를 돌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한국의 경우, 3년 뒤 국채비율이 59.4%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민생 안정과 미래 산업 투자를 병행하는 고난도 재정 운용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 나라빚 ‘빨간불’ = 16일 기획예산처는 전날(15일) 공개된 IMF의 ‘2026년 4월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주요 내용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IMF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 정부의 재정 상태가 구조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화되고 있는 중동전쟁의 파급효과와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부담(차입비용) 상승을 꼽았다.
IMF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25년 93.9%에서 매년 상승해 2029년에는 100.1%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전 전망치(98.9%)보다 악화된 수치로, 글로벌 재정 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거대 경제권의 부채 증가가 전 세계 부채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각국 정부는 재정 여력을 회복하기 위해 지출 효율화와 세입 기반 확충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경제 충격에 대비한 ‘재정 완충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국과 비교해 양호하지만 경계해야 = 한국의 재정 건전성은 주요 선진국(G7)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이 2026년 54.3%에서 2029년 59.4%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채비율이 상승 추세에 있긴 하지만, GDP 대비 100%를 상회하는 미국, 일본 등 타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IMF는 한국 역시 급격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장기적인 재정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인 재정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IMF의 이번 권고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면서도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고도화된 재정 정책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부 ‘민생안정·미래투자’ 투트랙 전략 = 정부는 향후 재정정책 기조로 ‘민생안정과 미래투자’ 투트랙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전쟁과 고유가·고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타깃형 지원’을 확대한다. IMF의 제언대로 보편적 지원보다는 취약계층과 피해업종을 중심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에너지바우처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민생 경제의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또 정부는 단순한 긴축이 아닌 ‘지출의 질적 개선’을 추진한다. 관행적이고 경직적인 지출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여기서 확보된 재원을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재정 투입이 성장을 견인하고, 다시 세수로 돌아오는 ‘재정-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재정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보완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 2월, 국민 누구나 예산 사용 내역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열린재정(www.openfiscaldata.go.kr)’의 정보공개 범위와 시기를 대폭 확대했다. 기존 세부사업 단위에서 더 하위 항목인 ‘내역사업’의 예산 규모와 사업 효과까지 상세히 공개, 국민에 의한 재정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부채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재정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효율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국민의 삶을 지키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