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상승폭 확대…중동전쟁 여파 우려

2026-04-17 13:00:02 게재

2월 전쟁 영향 없어도 9개월 만에 최고

신규연체 발생 3조, 중소기업 어려움 가중

국내 은행 연체율이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올해 1~2월 이미 연체율 상승폭이 커진 가운데 향후 전쟁 여파에 따라 기업들의 상환 여력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국내은행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월 연체율은 0.62%로 지난해 5월 0.6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올해 1월과 2월 연체율이 각각 0.06%p 상승하면서 연체율 상승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약한 중소기업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

2월말 중동전쟁이 시작되면서 수입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2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3조원을 기록해 그동안 2조원대에 머물던 수준을 넘어섰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는 지난해 5월 3조5000억원으로, 2018년 4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2월이 처음이다.

은행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연체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해 5월 연체율이 0.64%를 기록하고 다음달 은행들은 5조7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정리했다. 지난 2012년 12월 5조8000억원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은행들은 통상 분기말에 연체채권 정리를 확대하기 때문에 3월, 6월, 9월, 12월 연체율은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직후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가 반복되고 있다.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2월 중소법인 연체율은 1.02%로 전년 동월말(0.90%) 대비 0.12%p, 2024년 2월말 (0.70%) 대비 0.32%p 상승했다.

금감원은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및 부실채권 발생 현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은행권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상·매각 등 연체채권 정리를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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