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분쟁 ‘바로고’ 영업비밀 침해 배상

2026-04-17 13:00:04 게재

법원, 모아측에 2억 배상 명령 … 부정경쟁 인정

투자결렬 후 유사 서비스 … 징벌적 배상은 배제

배달대행 서비스 사업을 둘러싼 투자·기술 분쟁에서 경쟁사가 영업비밀을 활용한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1부(조희찬 부장판사)는 지난 3일 모아코퍼레이션이 배달 물류 플랫폼 ‘바로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바로고가 모아코퍼레이션에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13년 7월 배달·중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 모아코퍼레이션(모아)과 배달솔루션 개발자 A씨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모아는 A씨 기술을 바탕으로 배달대행 사업을 준비하면서 자금 투자와 영업망 구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후 수익 배분과 운영 방식 등에 대한 갈등으로 협력 관계가 어긋났고, A씨는 2014년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바로고 플랫폼의 모태가 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모아측이 확보해 둔 총판과 지사·가맹점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 정보가 바로고측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모아측은 이런 행위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기도 했다.

모아측은 재판과정에서 바로고의 기업가치 상승분 등을 근거로 265억원의 손해를 주장했다. 아울러 고의적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3배의 배상액을 물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주문·배달내역, 거래처 정보, 운영 노하우 등은 배달대행 사업에서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바로고는 모아의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통상적 네트워크 구축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절감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다만 손해액 전부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모아가 주장하는 투자금 손실과 예상 매출 감소가 전적으로 피고(바로고)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도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변론 취지와 증거를 종합해 손해액을 2억원으로 산정하고, 선행 소송에서 이미 인정된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만 추가 배상하도록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은 2019년 이후 시행된 것으로 이 사건 행위가 시작된 2014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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