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소년범죄 증가 근거 없다”…형사연령 하향 제동
흉포화 근거도 불명확
처벌 대신 교화 중심 촉구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는 형사책임연령 하향 논의의 근거로 제시된 ‘소년범죄 증가·흉포화’ 주장에 대해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책임연령 하향 검토를 지시하고 2개월 내 결론 도출을 주문한 가운데, 관련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변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형사책임연령은 아동 인권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객관적 근거와 전문가 검토 없이 성급히 결론을 낼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서울변회는 우선 소년범죄 증가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소년 형사사건 수는 201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범죄 증가’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호사건 증가 역시 범죄 증가의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건 처리 방식 변화와 경미 사건의 사법화 확대, 심리불개시 사건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흉포화’ 주장에 대해서도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촉법소년 범죄의 절반 이상이 절도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로, 강력범죄 증가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형사책임연령 하향이 재범 억제 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외 연구에서는 오히려 낙인 효과와 사회적 배제 등 부정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기준과의 괴리도 지적됐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최소 14세 이상으로 유지하거나 상향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아동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다루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조순열 회장은 “소년사법은 처벌보다 보호와 교화를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형사책임연령 하향 논의는 객관적 데이터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년범죄 문제는 처벌 강화가 아니라 조기 개입과 교육·복지 강화 등 구조적 접근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아동의 권리와 장기적 사회 안전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