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전망
2차 종전 협상 개최 여부…케빈 워시 청문회 주목
차기 연준 의장 통화정책 … 미 주요 기업 실적 발표 관심
한국 수출·1분기 GDP …SK하이닉스, 코스피에 탄력줄까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동 전쟁 격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와 금리, 환율 등 주요 지표는 이미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기대감이 선반영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상황이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환율과 증시 변동성 또한 커졌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이번 주중 예정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 케빈 워시에 대한 청문회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도 관심이다. 한국의 수출과 1분기 국내총생산(GDP), SK하이닉스·현대차 등 주도주들의 실적이 혼란스러운 중동 상황을 뚫고 국내 증시 상승에 탄력을 줄지 관심이다.
◆다시 격화된 중동전쟁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금융시장은 다시 격화된 중동전쟁 위험에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주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재폐쇄 혼란 속 미 해군의 이란 선박 나포까지 겹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세로 반전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소식에 각각 9.1%, 11.5% 급락했던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과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8시 30분 현재 6~7%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달러도 강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밤 97.629까지 떨어졌다가 이날은 0.27% 오른 98.465다. 이에 지난 18일 1455원대까지 하락했던 원달러환율은 20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1479.5원에 장을 출발했다.
주요국들은 중동전쟁 합의가 단기간 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럽 동맹국들은 성급한 합의 추진으로 인한 파생적 위험을 경계하는 중이다. 유럽연합(EU)의 한 관계자는 “경험이 부족한 미국 협상팀이 이란과 기본 합의를 졸속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며 “EU 회원국들에게 중동산 항공유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으로부터 수입 확대를 검토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언론 또한 미국과 이란 간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현재 미국과 이란은 다시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사안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란 정권은 타협할 기색이 전혀 없어 보이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이 각자의 SNS에 올리는 미숙한 게시글들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영구적으로 장악할 법적·도덕적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다는 점은 깊이 우려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종전 협상 재개 시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21일 만료될 예정인 2주간의 휴전시한 연장 여부와 트럼프 행보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에서는 현재로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워시 후보자 인준될까 = 오는 21일(현지시간)에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의 의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이번 청문회는 연준의 독립성 이슈(트럼프의 강한 지지로 지명), 대차대조표 축소(과거 케빈 워시의 QT 가속론), 인플레이션 시각 변화(AI 생산성 향상의 인플레이션 영향, 미-이란 전쟁의 에너지 인플레이션 영향) 등이 관전 포인트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인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미국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훼손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가 끝날 때까진 워시 인준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준 의장 인준 청문회를 주관하는 상원 은행위원회는 공화당이 13석, 민주당이 11석으로 공화당이 근소 우위다. 틸리스가 반대할 경우 워시 인준 안건은 찬반 동수가 돼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워시 후보자 인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중동전쟁 영향 반영된 주요국 물가 = 이번 주에는 일본에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교역지표가 나온다. 유로존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및 영국 3월 CPI도 발표된다.
24일 발표 예정인 일본 헤드라인 물가지수는 이번 3월 반등이 예상된다. 중동전쟁 영향이 반영된 탓이다.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월 1.6%에서 반등 가능성이 크다. 20일 발표되는 일본 3월 수출 증가율에도 중동전쟁 영향이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다.
23일 유로존은 4월 S&P 글로벌 PMI를 발표한다. 이번엔 50을 하회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22일엔 영국 3월 CPI가 발표된다. 물가의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 수출 사상 최고치 경신할까 = 국내 시장에서는 21일 공개되는 한국의 1~20일 수출 지표도 주목된다.
20일 일평균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면 코스피 상승 탄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10일까지 수출 증가율은 36.7%로 수출액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은 연이어 100%(전년 대비) 이상 급증했다.
주식시장 내에서는 국내외 주력 업종들의 실적이 주요 이벤트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램리서치, 인텔 등 테크 업종 실적이 대기 중에 있다. 이들 실적을 통해 최근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증시 신고가 경신의 정당성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KB금융 등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금융 등 주도주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가 있다.
특히, 23일 공개가 예정된 SK하이닉스 실적 결과가 중요하다. 다만 4월 이후 코스피가 약 23% 급등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중심의 1분기 실적 시즌 모멘텀을 일정 부분 소진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23일 한국 1분기 GDP 발표도 주목된다. 작년 4분기 -0.2%를 보인 후 이번에는 반도체 수출 증가와 소비 회복으로 1% 상회 가능성이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