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이냐, 친청이냐…민주당 ‘미래권력’ 경쟁 돌입
원내대표·국회의장 후보 선거 전초전
‘20% 몫’ 가진 강성 지지층 선택 주목
‘총선 공천권’ 차기 지도부 차지 관건
이재명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미래권력’을 향한 경주에 들어갔다. 다음 달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이재명정부와 발을 맞출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 8월에 치를 2년 임기의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는 미래권력 지도를 엿볼 수 있는 결전이 될 전망이다.
20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대표 선거는 현재 권력인 이재명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정청래 당대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 선출은 그 전초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년 임기의 원내대표 선거에는 한병도 원내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월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사임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한 원내대표와 같이 겨룬 박 정, 백혜련 의원이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교 의원의 출마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출마 예상자들의 성향은 대체로 중립적으로 평가된다. 서 의원이 강성으로 분류되는 반면, 한 원내대표의 경우 정 대표와 보조를 맞춰왔던 ‘김 전 원내대표 잔여 임기’ 때와는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후반기 국회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 선거는 조정식·김태년·박지원 의원 등 3파전으로 예상된다. 이 중 조 의원은 대표적인 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았고, 지난해 말엔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되면서 국회의장 출마를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태년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다소 정 대표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김 의원은 ‘모든 상임위원장 확보’를 내거는 등 강경파의 목소리를 수용할 의사를 보였다. 정 대표가 지선을 앞두고 구성한 민생경제 대도약 추진단 단장을 맡고 있으며 6.3 지방선거의 ‘착붙 공약’을 주도하고 있다. 박 의원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실패 과정에서 정청래 당대표를 지원하기도 했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서 권리당원은 전체 20%의 득표율을 갖고 있어 주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4일과 5일에 당원 투표를 진행한다. 국회의장 후보는 1주일 후인 11일과 12일에 당원 투표, 13일에 국회의원 투표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개혁의 ‘화룡점정’이 될 검찰의 보완수사권 부여 문제 역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개혁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의견 등에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입장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어 친명과 친청 구분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 등 차기 지도부 선출의 주요 변수는 6.3 지방선거와 재보선 승패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광역 최소 ‘14대 2’를 예상하는 가운데 이에 못 미치거나 부산, 울산 등 민주당이 가지고 있던 험지 의석을 잃을 경우엔 정 대표의 책임론이 나올 수도 있다.
재선을 노리는 정 대표는 이미 지방선거 운동을 이유로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반면 정 대표의 대항마로 부상했던 김민석 총리의 당 복귀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모 친명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국회의장 선거에 이은 당대표 선거로 미래 권력의 방향이 정해지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맞을지, 아니면 대척점에 설지가 결정되게 된다”며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의견을 같이하는 세력이 당권을 잡지 못할 경우엔 당장 겉으로 드러나진 않겠지만 입법권을 쥐고 있는 당 운영에서 밀리면서 레임덕(권력 누수) 전조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차기 당지도부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쥘 수 있어 100일 정도 남은 당대표 선거까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과도하게 ‘친청’ 체제가 구축되고 지역구 의원들이 맡고 있는 지역위원장의 개입이 차단된 점, 이원택 후보 확정 과정에서 ‘사천 논란’을 일으킨 점이 어떻게 표심에 반영될지도 주목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