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한국 정치와 ‘신파시즘’

2026-04-20 13:00:36 게재

민주당 최다선 추미애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시즘이 빠르게 자라나고 있다”며 “불안과 불만을 자양분으로 세력을 키우는 파시즘은 민주주의를 전복한다”고 썼다. 추 의원은 “세계 도처에 움트고 있는 파시즘은 AI 시대에 훨씬 위협적”이라며 “신파시즘은 극복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돼 왔던 국제질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사실상 무너졌다. ‘공존’은 사라지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생존경쟁’만 남았다. 파시즘이 전면에 부상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홍성국 전 의원은 ‘더 센 파시즘’이라는 신간을 낸 후 ‘경제는 민주당’ 모임에서 같은 내용으로 강연했다.

그는 100년 전 파시즘이 △경제성장은 멈추고 파이가 줄어드는 ‘수축 사회’ △남을 이겨야 내가 사는 ‘제로섬 사회’ △가짜뉴스와 극우 준동의 심화, 불평등·불공정·불확실·불안정 등 ‘4불 현상’의 일상화 △AI 혁명과 알고리즘에 의한 ‘디지털 파놉티콘 사회’ 등과 만나 ‘괴물’로 진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민주적 선거를 이용해 집권한 뒤 법률의 허점을 악용하는 ‘법률전쟁'을 벌이고 공포와 감시장치로 저항을 원천 차단하며, ‘가짜 정보’를 통해 음모론 사회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홍 전 의원은 ‘더 센 파시스트’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목했지만 그의 강연과 책 속에서는 민주당의 행태 역시 ‘파시즘의 전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조명했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힘)을 뒷배로 ‘옳음’이라는 이름을 내걸고는 입법독주에 나섰고 알고리즘에 지배받는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하는 데 급급했다. 당 안팎의 반대와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전체주의적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겐 ‘감정적’으로 적대시하고 있다.

해법은 있기나 할까. 홍 전 의원은 피지컬 AI와 제조업을 결합한 미래형 제조강국으로의 도약과 함께 강력한 민주주의 재구축, 리더와 엘리트의 각성을 통한 ‘사회적 자본(신뢰)’의 재충전을 해법으로 꼽았다.

민주당이 입법부, 행정부(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장악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6.3 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민주당의 청사진엔 ‘신파시즘을 막을 길’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소수정당이었고 약자일 때 외쳤던 ‘민주주의’와 ‘사회적 자본’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린 지 오래다.

홍 전 의원이 예상한 ‘향후 2~3년의 골든타임’엔 오히려 파시즘이 더 강화되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루즈벨트가 아닌 히틀러의 길을 가게 된다.

박준규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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