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군사충돌 재점화…2차회담 불투명

2026-04-20 13:00:47 게재

미, 이란 화물선 나포 … 이란, 드론 보복

밴스 포함 미 협상팀 20일 파키스탄 도착

미국이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고 이란이 드론 공격으로 맞서면서 군사 충돌이 재점화됐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팀이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은 협상 불참 의사를 시사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4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만나고 있다. 당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평화회담을 열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해상 봉쇄를 무시하고 항해하던 이란 화물선을 공격해 나포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이를 “휴전합의 위반이자 무장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보복을 경고했다. 양측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휴전 유지와 후속 협상 모두 불투명해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오만만에서 해당 화물선에 사격을 가해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blowing a hole)”면서 “지금 미 해병대가 선박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내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란 군은 해당 선박이 중국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영매체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대변인은 “미군의 발포는 휴전합의 위반”이라며 “이란이슬람공화국 군대는 미군의 무장 해적행위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타스님통신도 미군의 이란 화물선 공격 사실을 전하면서 “이 공격 이후 이란 측은 일부 미군 함정을 향해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파로 아시아 시장 초반 거래(한국시간 20일)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약 7% 급등해 배럴당 96.85달러를 기록했고, S&P500 선물은 약 0.9% 하락했다.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긴장 고조 속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인 합의를 제안하고 있다”면서 “그들(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다리를 파괴할 것”이라며 압박한 바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해 미국이 민간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의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맞섰다.

미국은 이란 항만에 대한 봉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은 한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었다가 하루 만에 다시 봉쇄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양국 간 외교도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특사들이 20일 저녁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대표단이 JD 밴스 부통령이 이끌고,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RNA는 이날 오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회담이 열린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발표하는 내용은 이란에 압력을 가하려는 책임 전가 전략의 일환이며, 언론 플레이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핵심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2차 협상 성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모함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통화했다. 아라스치 장관은 협상 과정에서의 미국의 요구와 이란 선박 및 항만에 대한 위협이 “미국의 불성실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파키스탄은 협상 준비에도 나선 모습이다. 19일 오후 미군의 대형 C-17 수송기 두 대가 보안 장비와 차량을 싣고 공군 기지에 착륙했다고 파키스탄 보안 소식통 2명이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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