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기초단체장 공천 ‘그나물에 그밥’

2026-04-20 13:00:36 게재

국민의힘, 시장 경선 ‘친윤-친박’

기초는 현직 당직자, 공무원 출신

보수의 심장 대구의 지방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대구시장과 9개 구청장·군수 후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1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을 비롯 8명을 대상으로 출발했던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2명으로 압축됐다. 국민의힘은 1차로 주호영·이진숙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지난 17일 예비경선을 통해 추경호·유영하 의원을 본선 진출자로 결정했다. 최종 결선은 24~25일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거쳐 26일 결정된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토론회 19일 대구 중구 매일신문사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광역시장 경선 비전토론회'에서 유영하(오른쪽) 후보와 추경호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하지만 경선 배제에 반발하는 주호영·이진숙 후보는 여전히 전면 재경선과 8인 경선 복원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추경호·유영하 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추 후보는 윤석열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와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실상 유일한 측근으로 특히 윤석열 탄핵 찬성파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친윤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평생당원인 A씨는 “행정과 정치경력 등을 고려하면 추경호가 공천을 받아야 마땅하나 이번에는 유영하를 역선택해 당이 쫄딱 망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며 “두번이나 보수 대통령이 탄핵당하고도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계기로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 9개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7곳의 공천도 마무리 단계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따르면 단독 입후보 지역인 남구청장과 달성군수 후보에는 일찌감치 조재구 현 구청장과 최재훈 현 군수가 단수 공천됐다. 중앙당이 공천권을 행사한 달서구청장 후보에는 김용판 전 의원이 낙점됐다.

동·서·북구와 군위군 4곳은 19일 경선으로 최종 후보가 결정됐다. 5명의 예비후보가 경합한 동구청장 후보는 우성진, 3명이 경쟁한 서구청장과 북구청장 후보는 권오상과 이근수 후보가 각각 확정됐다. 군위군수 후보 경선은 전·현직 군수간의 대결에서 김진열 현 군수의 승리로 끝났다.

당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힘이 독식하고 있는 대구시 9개 기초단체장은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대구시 고위간부 출신이 구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서·달서·북구 3곳은 3선 연임제한에 걸려 있고, 동구는 지난 3월 12일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석준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아 직을 잃은 상태였다. 기본적으로 9곳 중 절반가량은 자연 물갈이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공천 결과는 기존 현역이나 정치권 고위공직자 출신 등의 인사로 채워져 참신한 새인물 발탁은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형식보다 내용이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가 결정한 달서구청장 후보는 달서구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용판 전 국회의원이었다. 대구시 고위공무원 출신이 3선 구청장으로 있는 서구와 북구청장의 후보는 정치신인이긴 하나 대구시 고위간부 출신에게 승계된 꼴이다. 이들은 해당 지역 부구청장 출신이다.

동구청장 후보는 정치권 인사이고 군위군수 후보는 축협조합장 출신의 현 군수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관계자 B씨는 “초선부터 6선에 이르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이 출마해 시장 자리 하나를 두고 싸우다 보니 기초단체장에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모험을 시도하기보다 안정과 편의위주로 공천권이 행사되면서 변화와 개혁은 시도조차 못하고 물건너 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혁신공천을 보일 곳은 현재 현직 구청장이 3선에 도전하는 중구와 수성구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관위는 수성구와 중구의 구청장 후보 공천을 남겨두고 있다. 두곳 모두 현직 구청장이 3선에 도전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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