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침례병원 공공전환 촉구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파격적 재정지원 제시
부산시가 정부에게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조속히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의 도시 부산의 필수의료 공백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된 지역이 바로 동부산권”이라며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이제 정부의 정책 결단과 즉각적인 실행만 남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침례병원 문제를 단순한 지역 숙원이 아니라 무너진 의료안전망 복원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지방시대를 말하고 지역완결형 필수의료를 이야기하는 정부가 동부산권 최대 현안인 침례병원 문제 앞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심지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산시장의 면담 요청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그동안 지방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사실상 다 했다는 입장이다. 시는 2022년 6월 시비 499억원을 들여 옛 침례병원 부지와 시설물 소유권을 확보했고, 이후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공공병원화를 추진해 왔다. 정부에게 전부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실제로 부산시는 보험자병원 방식 추진을 위해 총사업비 4004억원 가운데 90%가 넘는 3630억원을 시비로 부담하겠다는 파격안을 제시한 상태다. 여기에 개원 이후 10년간 운영 적자의 50%를 보전하는 방안까지 내놨다. 지방정부가 공공병원 설립과 운영에 이 정도 재정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사업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 논의와 현장 방문, 안건 상정 등을 계속 늦추고 있다. 부산시가 수차례 면담과 조속한 심의를 요청했지만 만남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또다시 시간만 끄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침례병원은 2017년 파산 이후 동부산권 의료공백의 상징처럼 거론돼 왔다. 응급·필수의료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공공병원 전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선거 때마다 여야 정치권도 공공병원화를 약속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바뀌는 동안에도 최종 정책 결정은 번번이 미뤄졌고, 그 사이 침례병원 문제는 부산의 대표적 장기 미해결 현안으로 남았다.
박형준 시장은 “중증 응급환자가 찾아갈 병원이 부족하고, 1분 1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한 채 병원을 찾아 수십킬로미터를 뺑뺑이 돌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330만 부산 시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한 희망고문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침례병원 공공화는 무너진 지역의료 안전망을 복원하고 시민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지방정부의 결연한 의지”라며 “정부도 즉각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