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 커진 논술…교과 개념으로 돌파하라!

2026-04-22 13:00:25 게재

합격 비결 따로 있다? … 논술 대비는 기본적인 학업 역량을 다지는 데서 출발해야

[논술 합격 비결]

대입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전형은 무엇일까? 대학마다 논술전형이 첫손에 꼽힌다. 내신이나 서류 평가보다는 논술고사 점수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여부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특성에 기인한다. 교과 성적에 비해 합격선이 높은 대학에 도전하고 싶은 학생들이 기대감을 바탕으로 부담 없이 지원하기 때문이다. 선호도가 높다 보니 수도권 대학에선 논술전형 모집 규모를 확대하고 있고 이는 다시 수험생의 관심을 끌면서 경쟁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이 달라 일찍 준비할수록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내신이나 탐구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고 논술에 몰입하라는 유혹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급하게 논술 대비에 뛰어들기보다 눈앞의 교과 학습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충실하게 공부해 학업 역량을 높인 학생이 논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이유에서다. 논술전형의 최근 경향을 짚어보고, 가장 유효한 논술 대비법을 안내한다.

논술전형은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6학년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 경쟁률은 인문 계열 38.61:1~162.40:1, 자연 계열 14.64:1~183.71:1 사이에서 형성됐다. 같은해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쟁률이 6.80:1~12.20:1 사이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학생의 선호도가 분명하다 보니, 지원자를 최대한 확보하고자 논술전형을 확대하는 대학도 적지 않다.

실제로 논술전형 모집 인원은 2024학년부터 2026학년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특히 2025학년엔 고려대 상명대 신한대 을지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면서 전년 1만1161명이었던 모집 인원이 1만2205명으로 크게 늘었다. 2026학년에도 강남대 국민대가 논술전형을 도입해 총 모집 인원은 638명 늘어난 1만2843명을 기록했다. 의약학 계열의 논술전형 신설도 눈에 띄었다. 2026학년에는 이화여대와 한양대 의대, 경북대와 덕성여대 약대, 단국대(천안) 의대와 치대가 논술전형을 도입했다. 이 중 이화여대 한양대 의대와 덕성여대 약대는 2027학년에도 논술전형을 유지할 계획이다. 2027학년에는 단국대(천안)가 논술전형을 폐지하면서 모집 인원이 1만2712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2025학년(1만2205명)과 비교하면 507명 많은 수치다. 논술전형은 대부분 선호도 높은 서울권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수험생의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논술 비중 ↑ 최저 기준 ↓ 추세 뚜렷

2026학년에는 여러 대학이 논술전형의 논술 반영 비율을 높이거나 최저 기준을 완화했다. 대표적으로 논술전형에서 석차등급과 출결을 정량 평가했던 서강대는 2026학년에는 논술만 100% 반영했다. 최저 기준의 경우 고려대 경영학과는 4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에서 8 이내로, 이화여대 인문 계열은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에서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로 크게 완화했다.

이런 흐름은 2027학년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우선 세종대 숭실대 한양대가 학생부 종합 평가의 비중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한양대는 출결, 봉사 활동 등을 바탕으로 학교생활 성실도를 평가했던 학생부 종합 평가를 폐지하고 논술 100%로 평가한다. 숭실대 한국외대(서울) 홍익대는 최저 기준을 완화한다.주요 대학의 논술전형은 원서 접수 직후의 최초 경쟁률과 최저 기준 미충족자를 제외한 실질 경쟁률의 차이가 크다. 최저 기준만 충족하면 실제 경험하는 경쟁 수준은 크게 완화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 기준 완화는 학생의 수능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전형의 본래 취지에 맞게 논술고사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논술전형 이원화로 선택지 넓어져

최근에는 논술전형을 둘로 나누어 운영하는 대학이 눈에 띈다. 성균관대는 2026 대입에서 논술전형을 언어형과 수리형으로 분리했다. 언어형은 국어, 사회, 한국사에서, 수리형은 ‘수학’ ‘수학Ⅰ·Ⅱ’에서 출제했다. 이때 기존의 인문·자연 논술과 달리 일부 모집 단위를 제외하고는 계열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언어형으로 자연과학계열·공학계열에 입학하거나, 수리형으로 사회과학계열·경영학과에 입학하는 것도 가능했다. 두 전형은 중복 지원이 가능하고 논술 시험일이 달라, 수험생은 다양한 전략을 고려할 수 있었다.

중앙대는 N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전형의 특성을 고려해, 2027학년에 재학생 중심의 논술(창의형)을 새로 도입한다. 논술(창의형)은 논술(일반형)과 함께 운영하며, 두 전형은 모두 논술 70%+학생부 교과 20%+출결 10%를 반영한다. 단, 창의형은 일반형과 달리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최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중앙대는 2028학년 전국 입학 설명회에서 “‘창의형’을 굉장히 창의적인 답안을 내놓는 논술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2028학년에는 전형명을 ‘재학생논술’로 변경할 예정이다. 재학생은 두 전형에 중복 지원할 수 있고, 논술 유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번의 준비로 두 번 도전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논술전형 지원, 판단 기준은?

전형은 자신의 강점을 살려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흔히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탐구 기록이 풍부한 학생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논술전형은 논술고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경쟁력을 가늠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내신 성적과 학생부 기록에 아쉬움이 남은 학생이 수시에서 선호도 높은 대학에 지원하고자 고려하거나 막연히 글쓰기나 수학 문제 풀이에 자신이 있어 선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논술전형도 학업 역량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논술고사 성적이 높아도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할 수 없다. 반대로 최저 기준을 통과하면 실질 경쟁률이 크게 낮아지므로 수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에 더해 수리 논술은 수학, 인문 논술은 국어와 사회 학습을 충실히 한 학생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비례하는 수능 성적과 합격률 모의고사 점수로 지원 판단

수리 논술은 모의고사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논술 지원 대학을 가늠할 만큼 지원자의 수능 수학 성적과 논술전형 합격률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는 “서울권 대학의 자연 계열 논술전형 결과를 분석한 결과, 내신과 수능 등급 평균이 모두 높은 지원자의 합격 비율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현장에서는 수능 수학에서 원점수 80점 이상을 받을 수 있으면 주요 대학의 논술전형에 지원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선호도 높은 대학의 수리 논술 합격자는 수능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경우가 많다. 2025학년 사례를 보면 고려대는 65.4%, 성균관대는 62.5%,연세대는 60.0%의 학생이 수능 수학에서 1등급을 받았다. 3등급을 받은 학생은 각각 3.7%, 2.8%, 11.4%에 불과했다. 수능 수학 성적이 높을수록 수리 논술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학생의 이수 과목도 논술전형 선택 시 고려할 요소다. 수리 논술의 출제 범위는 대학마다 다르다. 상위권 학생이 주로 선호하는 대학은 ‘수학’ ‘수학Ⅰ·Ⅱ’ ‘미적분’뿐만 아니라 ‘확률과 통계’ ‘기하’에서도 출제한다. 이 중 학교에서 이수하지 않은 과목이 있으면 논술 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장 교사는 “‘확률과 통계’는 1학년 때 ‘경우의 수’ 개념을 배우기 때문에 추가로 공부를 이어가면 된다. 하지만 난도가 높다는 이유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현실적으로 해당 과목에서 출제하는 논술전형에 지원하긴 어렵다. 이 경우 아쉽더라도 ‘수학’ ‘수학Ⅰ·Ⅱ’에서만 출제하는 대학을 권한다”고 부연한다.

인문 논술독해력은 기본사회 개념 이해 뒷받침돼야

인문 논술은 수리 논술과 달리 수능 국어 성적이 높다고 해서 합격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실제 합격생의 등급대가 넓게 분포한다. 따라서 독해력과 사회 개념 이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재영 서울 면목고 교사는 “인문 논술은 작문 실력보다 독해력이 조금 더 중요하다. 제시문의 길이가 긴 만큼 글을 정확하고 빨리 읽는 능력이 필수다. 여기에 ‘사회·문화’ ‘정치와 법’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등 다양한 사회 과목을 이수해 기본 개념을 알고 있다면 이점이 있다. 해당 과목의 중요한 내용이 인문 논술에 출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2024~2025학년 인문 논술 문항을 살펴보면, ‘아노미’ ‘시민불복종’ ‘예금자 보호 제도’ ‘노동법’ ‘이데아론’ ‘의무론’ ‘공리주의’ ‘생태 윤리’ 등 다양한 사회·법·윤리 개념이 출제됐다. 이 중 ‘일탈 행동’은 2024 한양대에 이어 2025 동국대 중앙대 논술고사에서도 등장했다. 일탈 행동과 일탈 이론은 ‘사회·문화’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으로, 이를 충실히 학습했다면 제시문을 수월하게 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

개념으로 시작하는 논술 대비법

논술전형은 사교육 강의와 첨삭을 통해서만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논술에서 좋은 답안을 작성하는 비결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영향이다. 한데 논술은 제시문을 이해하고 문항에서 요구하는 키워드를 파악해 답하는 시험이다. 이때 제시문과 문항은 공교육법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 안에서만 출제된다. 수리 논술은 수능·내신 수학 성적이 높은 학생이 주로 합격하고, 인문 논술은 독해력과 사회 개념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논술 대비는 기본적인 학업 역량을 다지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리 논술수능 문제로 논술까지 대비?

수리 논술 대비법과 관련해서는 서울과학기술대의 설문 조사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 서울과학기술대는 ‘수학’ ‘수학Ⅰ·Ⅱ’ ‘미적분’을 출제 범위로 한 수리 논술만 운영한다. 논술전형 합격생을 대상으로 논술고사에 대한 인식과 사교육의 영향을 알아보는 설문 조사를 진행해 선행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선행학습 보고서)에 결과를 공개한다.2025학년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가 논술 대비를 위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사교육이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23.3%였다. 반면 입학처에 공개된 기출문제나 모의 논술 문제 풀이가 도움이 됐다고 답한 학생은 52.4%였다. 즉 많은 학생이 사교육을 통해 논술을 준비했지만 실제 효용이 높은 방법은 기출문제와 모의 논술 풀이였던 셈이다. 한편 수능 및 모의고사 문제 풀이가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의견은 18건으로, 모의 논술 문제 풀이나 논술 학원을 선택한 인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기출문제를 통해 대학의 출제 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이 합격의 가장 큰 요인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기출문제가 아닌 수능 및 모의고사 문제 풀이도 논술 대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 학생은 논술 대비를 위한 노력에 대해 ‘수능 공부를 했으며 논술 공부는 많이 하지 않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장 교사는 “수능은 선택형과 단답형 문항을 출제하고, 논술고사는 제시문을 바탕으로 수학적 논리 서술 능력을 평가해 두 시험을 별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학 문제 풀이의 관건은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조건과 관련된 개념 이해가 필수다. 내신과 수능은 물론 논술 시험도 이런 특성을 공유한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은 보통 최저 기준과 정시를 함께 대비해야 하는 만큼 우선 수능 범위의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길 권한다”라고 조언한다. 단, 문제 풀이에 치중하다가 개념 이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일부 대학은 기초 개념과 정의를 기반으로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이다. 서강대가 대표적이다. 2026학년 서강대는 무리수 e의 정의를 제시문으로 주고, 지수함수와 미분법을 함께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김형식 경기 영생고 교사는 “수학의 정의 부분을 소홀히 하면서 유형별 풀이 과정을 외우는 데 집중하는 학생이 많다. 한데 몇몇 대학의 수리 논술은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또한 고1 때 배운 개념을 응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평소 수학 학습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두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선행학습 보고서로 개념 점검·유형 파악·독해 훈련 한번에

각 대학의 선행학습 보고서에는 문제가 다루는 주요 개념과 관련 과목·성취 기준, 지문의 출처가 함께 제시돼 있다. 보고서를 일일이 찾아보기 어렵다면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에서 ‘대입 정보 119 자료집’을 내려받아 보기 좋게 정리된 내용을 참고해도 좋다. 자주 출제되는 사회 개념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추가 학습하면 인문 논술 대비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

유태수 서울 선덕고 교사는 “예를 들어 인문 논술에 자주 출제되는 ‘공동선’은 윤리 교과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다. 교과서의 관련 단원을 확실히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지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더 나아가 전쟁처럼 실제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공동선, 정의론 등 사회 개념을 활용해 해석·판단하는 경험을 쌓는다면 좋은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인하대는 2025학년에 공동선 개념과 관련된 문항을 출제했다. 지원자는 기후위기와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각 지문에 제시된 ‘공공재’ ‘공리주의’ ‘생태주의’ 개념을 활용해 근거를 들어야 했다. 이때 지문은 ‘통합사회’ ‘사회·문화’ ‘경제’ ‘생활과 윤리’ 등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개념 이해에 그치지 않고 실제 문제 해결을 고민해본 학생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자신의 입장을 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행학습 보고서는 인문 논술 풀이에 필수인 독해력을 기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유 교사는 “선행학습 보고서의 문항 해설과 모범 답안을 통해 문제에서 중요한 단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단어를 중심으로 제시문을 다시 읽는 연습을 반복하면 자연스레 독해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한다.

차염진 기자·내일교육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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