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폭로전’ 우려

2026-04-23 13:00:02 게재

정 ‘오세훈 10년 심판본부’

오 ‘정원오 부패 진상조사위’

서울시장 선거가 생산적 정책토론은 사라지고 네거티브 전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23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측은 ‘오세훈 10년 심판본부’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은 ‘정원오 부정부패 진상조사위원회’를 각각 띄우기로 했다.

정 후보측은 오 시장의 지난 10년 시정을 겨냥한다. 서울시 재정 운용과 주요 개발사업을 문제 삼으며 “불균형과 특혜의 10년”이라는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관련해 사업 지연과 공공성 논란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가 제기해 온 공공기여 비율 문제와 개발이익 환수 구조도 다시 꺼내 들었다.

이에 맞서 오 후보 측은 정 후보 개인을 정조준했다. 구청장 재직 시절 추진된 일부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과 인사 문제를 집중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감사 지적 사항과 지역 개발 과정에서의 절차적 논란 등을 근거로 “도덕성과 행정 능력 모두 검증이 필요하다”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 모두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는 입장을 되풀이한다. 민주당은 “시정 실패를 가리기 위한 물타기”라고 반박하고, 국민의힘은 “검증 없는 비판은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맞선다. 그러나 유권자 입장에선 서울의 미래를 둔 생산적 토론은 실종된 채 후보 간 과거 들추기만 반복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다.

선거 초반부터 조직화된 네거티브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선거의 방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정치권 전문가는 “중동전쟁과 고유가 고물가 등 극심한 민생고 속에서 미래 비전은 사라지고 과거 폭로전만 난무하고 있다”며 “여야 지지층 모두 반드시 투표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든 선거가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무관심 속에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고 이는 민주주의 확산에도 저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정치인은 “네거티브는 안 그래도 극단으로 갈린 정치권과 여야 강성 지지층들을 자극해 우리 사회 더 큰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소한 두 후보 진영이 네거티브 전담조직 만큼은 당장 해산하고 선언에 그칠지라도 클린 선거를 표방하는 모습은 보이는 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