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마키노 인수 제동…일본 ‘경제안보’ 벽에 막혔다

2026-04-24 07:24:27 게재

외환법 개정 이후 첫 중단 권고 사례…기술 규제 강화 흐름 반영

MBK파트너스의 일본 공작기계 업체 인수 추진이 일본 정부의 제동에 직면했다. 방위산업과 연관된 기술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이유로, 경제안보 관점에서 투자를 제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MBK의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 인수 계획에 대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단을 권고했다. 마키노 역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조치가 일본이 2017년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개정해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한 이후 처음 적용된 사례라고 보도했다. 해당 법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지분 취득을 엄격히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문제 삼은 핵심은 공작기계의 ‘이중용도’ 성격이다. 마키노가 생산하는 고성능 공작기계는 민간 제조업뿐 아니라 군수 장비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어, 기술 유출 시 방위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해당 기술이 자국 방위산업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MBK는 지난해 6월 마키노에 대한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약 8조 원 규모의 펀드를 활용해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중단 권고로 거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현행 외환관리 규정에 따르면 MBK는 권고를 받은 뒤 일정 기간 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기한은 오는 5월 1일까지로 알려졌다. MBK는 현재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는 글로벌 주요국이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중심으로 미국이 외국 자본의 기술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역시 유사한 체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니혼게이자이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서 각국이 경제안보를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으며, 일본도 범부처 차원의 외국인 투자 심사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MBK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 역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외신은 MBK 경영진 구성과 투자 의사결정 구조를 언급하며 해외 자본 중심 사모펀드의 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과거 국내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MBK는 2019년 두산공작기계 매각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로 정부 반대에 직면해 거래가 무산된 사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전략 산업과 첨단 기술을 둘러싼 투자 규제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방산, 핵심광물, 첨단 제조 분야에서 경제안보와 투자 자유 간 균형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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