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부터 문화·여가 집 근처에서 누린다

2026-04-27 13:00:01 게재

강남구 ‘강남스타일 10분 도시’ 시동

30개 지하철역 중심, 생활기능 강화

“연령대별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은 아파트 기부채납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녹지나 보행축 일부는 구 예산을 투입하고요.” “제도적 수정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재개발 공공기여를 지역 가치를 높이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시와 협의하겠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코엑스에서만 놀다가 가요. 인근 선정릉 봉은사와 연결이 안돼 있는 것 같습니다.” “역사·문화가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내도록 구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대강당. 삼성동부터 대치·일원동 도곡·개포동 생활권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구 총괄계획가인 김인희 서울연구원 박사가 ‘강남스타일 10분 도시’ 개념을 설명하고 방향을 안내했다. 주민들은 새로운 개념에 귀를 기울이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7일 강남구에 따르면 구는 인공지능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 중심 공간 모형을 구축한다. 걸어서 10분 안에 일자리를 비롯해 문화 여가 교육 등 일상에 필요한 기능을 누릴 수 있는 생활권 ‘강남스타일 10분 도시’다. 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세차례에 걸쳐 ‘주민과 도시의 미래를 그리다’ 설명회를 열었다. ‘10분 도시 프로젝트’ 실행계획 중간결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조성명 구청장이 삼성동 대치·일원동 도곡·개포동 생활권 주민들이 참여한 설명회에서 주민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강남구 제공

‘강남스타일 10분 도시’는 서울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된 ‘보행일상권’ 개념을 강남구 도시 구조에 맞게 풀어낸 모형이다. 주민들이 사는 곳 근처에서 모든 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호주 멜버른과 프랑스 파리가 추진하는 ‘20분 도시’와 ‘15분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등 세계적인 도시들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구는 30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생활기능을 강화하고 기존 ‘필지단위’에서 벗어나 ‘블록단위’ 통합개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이면도로와 골목길까지 함께 정비해 어느 동네에 살더라도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성명 구청장은 “강남구는 도시 밀도와 기반시설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드문 도시인데 개청 50주년이 지나면서 도시계획과 건물이 노후화돼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필지가 작은 저층주거지까지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2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10분 도시는 가로 세로 800m 규모 블록이다. 10분 도시 6~10개가 모이면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하나의 완성된 생활권이 된다. 삼성 ‘국제교류 마이스(MICE)’, 신사·논현 ‘의료관광·여가’, 강남·역삼 ‘혁신업무’, 도곡·개포 ‘친환경 주거·교육문화’ 등 각각의 잠재력과 개성을 가진 7개 생활권이 모여 강남이 완성되는 셈이다. 구는 이를 통해 ‘함께 아이 키우는 도시’ ‘청년의 꿈이 실현되는 혁신 도시’ ‘시니어의 지혜가 자산이 되는 사회’ 등 5대 목표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계획수립 과정에서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함께 축적해 왔다. 지난해 9월부터 동별 주민자치위원회 의견 청취와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12월에는 ‘강남비전 50인 대표단’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설명회도 그 연장선에 있다. 구는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계획의 실현 가능성과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주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실행계획으로 구체화할 방침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10분 도시는 단순한 편의 개선이 아니라 도시 구조 차원에서 주민 일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골목길부터 역세권까지 균형 있게 정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미래도시 강남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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