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이름 상표권, 11억 양수는 이익나누기”
이은재어학원 세금 불복 소송 … 고법 “과세 정당”
학원 설립자인 대표이사가 자신이 등록한 상표권을 법인에 고액에 판매한 것에 대해 법원이 이를 정상적 자산 거래가 아닌 ‘이익 나누기’ 목적의 상여금 지급으로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이은재어학원 주식회사가 서울 잠실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면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건은 학원 설립자인 이은재씨가 2008년 법인을 설립한 뒤 학원 영업을 이 법인에 양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계약에 따라 수강생, 시설, 채권·채무 등 일체가 법인으로 이전됐고, 법인은 기존 학원 영업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씨는 법인 설립 후에도 회사 상호와 동일한 명칭의 상표(이은재어학원)를 개인 명의로 출원·등록한 뒤 2018년 해당 상표권을 11억1300만원에 법인 양도했다. 양도대금은 회사가 대표자에게 가지고 있던 가지급금 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그러다 2023년 7월부터 3개월간 세무조사를 실시한 서울지방국세청은 이 거래가 법인의 소득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을 보고, 양수대금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손금불산입) 이씨에 대한 상여로 소득처분했다. 이에 잠실세무서는 법인에 2019~2022사업연도 법인세 2억28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자 어학원측은 “상표권 양수는 정상적 자산 거래에 해당하고, 가지급금 채권을 상표권으로 대체한 것에 불과해 회사의 순자산에는 변동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양수금은) 이익처분에 의해 지급하는 상여금의 실질을 갖는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심 법원을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상표가 회사 상호와 사실상 동일해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고, 대표이사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주주로서 사실상 경영을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상표권은 회사가 이미 사용했던 명칭을 바탕으로 출원된 것으로, 상표권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큰 상태였으며, 회사가 이를 별도로 취득할 필요성도 낮다고 봤다. 그럼에도 11억원이라는 고액이 책정된 점에서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표권 양수대금은 정상적인 자산 취득 대가라기보다는 회사에 유보된 이익을 대표자에게 분여를(나누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표자 상여로 처분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