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에 대형 저류조…상습침수 오명벗나

2026-04-28 13:00:03 게재

서울시, 신림공영차고지 조성 완료

지하에 3만5천톤 규모 빗물 가둔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버스 차고지’와 ‘침수 방지 시설’을 결합한 입체형 도시 기반시설이 들어섰다. 반복돼 온 도림천 범람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28일 신림동 일대에 ‘신림 공영차고지(빗물저류조 복합)’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상에는 버스 100여대를 수용하는 차고지를, 지하에는 3만5000톤 규모의 빗물저류조를 동시에 배치한 것이 핵심이다. 총사업비 1093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2018년 착공 이후 7년여만에 결실을 맺었다.

이번 사업의 의미는 단순한 차고지 확충을 넘어선다. 도림천 유역의 상습 침수 문제를 겨냥한 ‘방재 인프라’라는 점에서다. 신림 일대는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침수 취약 지역으로 꼽혀왔다. 집중호우 때마다 도림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며 저지대 주택과 상가가 반복적으로 물에 잠겼다.

서울시가 차고지와 빗물저장시설이 결합된 신림 공영차고지를 조성했다. 도림천 범람에 따른 상습 침수 피해 예방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사진 서울시 제공

실제 2022년 8월 기록적 폭우 당시 관악구 일대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며 반지하 주택 침수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도림천이 범람 직전까지 차오르면서 신림동·서림동 일대 도로와 주택가가 대규모로 침수됐고 차량 수백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시 재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관악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서도 침수 피해 신고 건수가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해왔다.

이같은 구조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것이 대형 저류조다. 신림 공영차고지 지하 2층에 설치된 저류조는 폭우 시 도림천으로 유입되는 빗물을 일시 저장해 하천 수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시는 해당 시설이 가동될 경우 도림천 수위를 약 10㎝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는 수치로 보면 크지 않지만, 하천 범람 여부를 가르는 ‘임계 수위’에선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저지대 침수는 불과 몇㎝ 차이로 피해 규모가 급격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시설은 서울대 일대 저류조 등 기존 방재시설과 연계돼 상류에서 내려오는 빗물을 분산 저장한다. ‘한 번에 넘치는 물’을 ‘여러 곳에 나눠 담는’ 방식으로 침수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상 차고지 기능도 함께 개선됐다. 그간 신림 일대 버스 차고지는 주택가 곳곳에 분산돼 있어 소음·매연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노상 주차로 인한 회차 지연도 잦았다. 이번 통합 차고지 조성으로 버스 운행 효율과 정시성이 개선되고, 기존 차고지 부지는 향후 공공시설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도시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가용 부지가 부족한 도심에서 지하에는 방재시설, 지상에는 교통시설을 결합한 ‘입체 복합 모델’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단일 기능 시설을 넘어 안전과 교통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침수 취약 지역에 유사한 복합 방재시설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이 도시 인프라의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도시의 필수 기능을 강화한 핵심 기반 시설”이라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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