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국인 관광객 4천만명…지자체 세수 증가로 이어져

2026-04-28 13:00:03 게재

다카이치 고향 나라현, 숙박시설 확대로 지난해 세수 증가 2위

오키나와, 12년 연속 세수 늘어…구마모토, TSMC 유치 효과

일본 지방자치단체 세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이들의 지역내 소비에 따른 지방소비세 증가 등이 이유로 꼽힌다. 일부 지역은 외국계 기업의 유치로 노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세수 증가도 나타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4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한 2026회계연도(2026년4월~2027년3월) 예산안 중 세입을 분석한 결과, 세수가 역대 최고치를 보인 지자체는 29곳(61.7%)에 달했다. 세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역의 특징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은 옛 수도였던 지역 특성에 걸맞게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나라현은 지난해 세수가 전년 대비 8.4% 늘면서 증가율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이 지역에 기반을 둔 ‘난토리서치&컨설팅’사 아키야마 도시타카 대표는 “2020년 ‘JW 메리어트호텔나라’가 개업한 이후 외국인이 지역에 장기체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늘었다”며 “숙박시설이 늘면서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일본 나라현에 있는 호류지(법륭사)에서 만났다. 나라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사진 연합뉴스

나라현은 고찰과 신사 등 관광자원이 많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해 체류자에 의한 소비 증가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주도해 2021년 ‘관광종합전략’을 마련하고 고급 호텔 유치 등 숙박시설 확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업에 최대 1억엔(약 9억3000만원)을 상한으로 투자액의 10%까지 보조하기도 했다.

나라현은 올해도 오래된 민가를 활용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할 경우 보조금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다케우치 치카 일본정책투자은행 간사이지점 기획조정과장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 등 지역내 체류자를 위한 상업시설도 늘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오키나와현도 세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로 지역주민 1인당 소득과 노동력 인구가 모두 증가하고 있다. 지역내 취업자수는 올해 2월 기준 78만4000명으로 2016년(67만9000명)에 비해 15.5%나 증가했다. 이는 전국평균 취업자수 증가율(4.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개인과 법인이 내는 주민세와 지방소비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12년 연속 지방세수가 증가하면서 일본 지자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구마모토현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를 유치하면서 지난해 세수 증가율이 8.6%에 달해 나라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젊은 노동인구가 유입되고 이들이 납부하는 주민세 등이 증가했다. 지역내 상권 활성화 등으로 세수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규슈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히고은행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거주 근로자 임금이 6% 이상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방세수 실적은 지역내 기업의 실적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사토 모토히로 히토츠바시대학 교수는 “지방 법인세 세원이 편중되면 기업 실적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며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비전에 기초해 지역에 뿌리내린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사상 처음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관광객은 4268만명으로 전년(3687만명) 대비 1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방문객을 연간 600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들이 연간 소비하는 금액도 15조엔(약 1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약 9조5000억엔) 대비 약 6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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