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의 ‘AI 뚝심’…정부부처 최초 경진대회 개최

2026-04-29 13:00:01 게재

취임 전 관련 서적 2권 집필한 ‘AI 전문가’ … 행정 혁신 가속화

6월 충남 태안서 정부부처 최초 ‘AI 에이전트 발굴 해커톤’ 개최

교육 넘어 실무 시제품 완성 목표 … 조직 구조 개편까지 정조준

경제 사령탑인 재정경제부가 정부 부처 중 가장 먼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행정혁신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취임 전부터 ‘AI 전도사’를 자처해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구 부총리가 강조해온 ‘AI 진심’이 예산배정과 경제정책 수립을 넘어,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현장 밀착형 기술 도입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발언에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구 부총리의 예견된 AI행보 = 구윤철 부총리는 관가에서 손꼽히는 IT와 AI 전문가다. 그의 AI 혁신은 우연이 아니다. 부총리 취임 이전부터 AI가 가져올 미래 사회의 변화와 공공 부문의 대응 전략을 담은 책을 두 권이나 집필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저서인 ‘AI와 미래 국가 전략’에서 그는 AI를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닌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특히 공공 부문이 AI 도입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 민간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두 번째 저서 ‘행정의 진화: AI 에이전트 시대의 공무원’에서는 공무원 개개인이 AI를 개인 비서처럼 활용해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되고, 보다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정책설계에 집중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러한 ‘학구파’적 통찰은 취임 후 정책 기조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구 부총리는 국가 예산 배정에 있어 AI 인프라 구축과 원천기술 확보를 최우선 순위에 뒀다. 나아가 경제정책 전반에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 모델 도입을 강조해 왔다. 이번에 개최할‘AI 에이전트 해커톤’은 저서에서 강조했던 ‘현장 중심의 AI 행정’ 철학을 관료조직의 내부 시스템에 실무적으로 이식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 부처 최초 ‘AI 해커톤’ = 재정경제부는 오는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나라키움 태안연수원에서 ‘재경부 생성형 AI 서비스 발굴 해커톤 대회’를 개최한다. 정부 부처가 단순히 아이디어 공모전 수준을 넘어, 현직 공무원들이 직접 코딩하고 시제품을 구현하는 해커톤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재경부가 독자적으로 구축 중인 ‘재경부 AI-ONE 플랫폼’에 탑재할 특화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조세 법령 해석과 국유재산 관리, 경제 동향 분석 등 재경부만의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AI가 보조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대회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2박3일 동안 제한된 시간 내에 실제 업무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결과물을 완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경부는 이미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해 왔다. 국회 질의 분류기나 실시간 경제지표 분석 도구 등 일부 성과를 확대간부회의에서 시연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속 가능한 혁신 노린다 = 구 부총리의 AI 혁신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해커톤 종료 후인 5월 중에는 AI 동아리인 ‘AX집현전 2.0’을 신설한다. 이는 세종대왕 시대 인재 양성의 산실이었던 집현전의 정신을 이어받아, AI를 통해 행정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교육 수료생과 해커톤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여기서 도출된 우수한 아이디어는 실제 행정 시스템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구 부총리는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직 구조 개편과 제도적 지원까지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술 도입이 단순히 도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유전자(DNA)를 바꾸는 작업이라는 판단에서다.

구 부총리는 이번 해커톤 개최를 두고 “AI를 통해 우리 부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AI 전환(AX)의 신호탄”이라고 규정했다. 관료주의 특유의 경직성을 깨고, 첨단 기술을 활용해 효율적이고 정교한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선언이다.

실제로 AI 에이전트가 현장에 도입되면 복잡한 조세법령 해석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되고, 수만쪽에 달하는 경제분석 보고서를 실시간으로 요약·추출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정책의 품질 향상과 대국민 서비스의 속도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재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구 부총리의 ‘AI 뚝심’이 재정경제부를 넘어 공직사회 전반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김영노 재경부 정책기획관은 “부총리의 확고한 의지 아래 전 직원이 AI 활용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해커톤이 정부 부처 AI 도입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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