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구더기’ 발언에 교육계 ‘반발’

2026-04-29 13:00:01 게재

“수학 여행 가라”고 하자

전교조 교총 “교사만 책임”

최 교육장관 ‘선거법 위반’ 논란

이재명 대통령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동시에 교육계 ‘구설’에 올랐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 장관에게 학교 현장의 체험학습·수학여행 기회 확대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며 “혹시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 활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이게 주로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장 교사들과 교원단체들은 “번지를 잘못 집었다”는 반응이다. 평소 이 대통령을 지지해 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8일 “학교 현장에서 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안전요원이나 자원봉사 요원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며 “‘구더기가 생길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지만 그 구더기가 교사 자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전과자가 되게 하는 극악한 상황이 현실”이라며 반발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교사들이 왜 체험학습을 기피하게 됐는지 그 근본 원인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현실이 교사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강원 속초 한 초등학교 체험학습 중 학생이 숨진 사고로 담임교사는 금고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23년 전남 목포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숲 체험 중 원아가 사망해 인솔교사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내려졌다.

교사들의 핵심 요구는 결국 교육활동 중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에 대한 교사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미적용이다. 전교조는 “체험학습 위축 요인은 교사의 무책임도, 안전요원의 유무도 아닌 법적 보호장치 없이 칼바람 부는 현장에 서 있는 교사들의 처지가 그 핵심”이라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최 장관은 자신의 연고인 교육감 예비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계에 따르면 최 장관은 지난 26일 세종시 나성동에서 열린 임전수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지역 매체가 게시한 동영상에 따르면 최 장관은 이날 임 예비후보와 하객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임 예비후보는 최 장관이 세종시교육감으로 재직하던 시기(2014~2025년) 교육청 정책국장, 세종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 장관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다른 예비후보들은 장관의 공식 사과와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28일 강미애·김인엽·안광식·원성수 등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 4명은 공동 규탄 성명서에서 “국무위원인 교육부 장관이 특정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것은 교육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최 장관은 교육부 대변인실을 통해 “개인 자격으로 단순 참석했으나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선관위 해석에 따르면 공무원이 지인인 특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근무 시간이 아닐 때 참석한 것만으로는 위법으로 볼 수 없다고 돼 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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