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다음달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2026-04-30 13:00:18 게재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플레 우려 커져 … 성장률 전망치 조정 주목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 주재 … 시장에선 하반기 인상 점치기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 대응도 주목된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상승 압박이 커져 더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30일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준 결정과 이에 따른 시장 반응 등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회의에서 “차기 연준 의장 취임 이후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그러면서 “중동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난항으로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며 “경계감을 갖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과 경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시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21일 취임한 신현송 총재가 첫 주재하는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28일)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신 총재는 그동안 인사청문회 및 기자들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중앙은행 고유의 목표인 물가 및 금융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폭(2.4%)이 확대되고, 수입물가(16.1%)와 생산자물가(1.6%)도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창용 전 총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지난 10일 금통위 회의에서도 완화적 기조가 정책결정문에서 삭제되는 등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한은이 최근 공개한 지난 10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중동지역 상황, 경제의 성장 경로 및 물가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기준금리 변경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들도 “일단은 ‘두고 보자’는 자세로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올해 하반기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로 쏠려있다. 물가안정이 우선순위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급증 등으로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인식도 있다.

한은은 지난 10일 통화정책결정문에서 “국내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추경에도 에너지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영향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올해 1분기 성장률 속보치(1.7%)가 깜짝 성장으로 나오면서 경기 후퇴에 대한 경계감도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오히려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JP모건(3.0%)과 씨티(2.9%), 골드만삭스(2.5%), 노무라(2.4%) 등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결국 한은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8일 한은이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8월과 11월 두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한차례 인상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최지욱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성장 전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총재는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지금은 물가, 특히 한국처럼 국제유가에 민감한 경제에서는 유가 충격이 큰 만큼 물가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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