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LH 인공수로 물공급 조례 ‘불발’
특혜시비·상위법 위반 논란
시의회 본회의 상정 무산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내 LH 인공수로에 일반 생활용수의 10% 수준 가격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려던 부산시의회 계획이 불발됐다.
29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4월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던 부산시 수도급수조례 개정안은 의사일정에 오르지 못했다.
조례안은 지난 23일 복지환경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됐지만, 이후 시의회 내부에서도 특혜성 시비와 상위법 위반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통과 후 논란이 커지자 안성민 시의회 의장은 28일 오후 복지환경위원회와 긴급 논의를 거쳐 부산상수도사업본부에 본회의 처리 보류 결정을 통보했다. 시의회 측은 “수도급수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은 심도 있는 안건 심의를 위해 교섭단체 대표의원과의 협의에 따라 의사일정에서 제외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음 회기는 6.3 지방선거 직후 열리는 6월 정례회다. 시의회는 6월 정례회에서 재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재의 요구와 대법원 제소 가능성까지 검토한 데다, 정부 부처도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의회가 추진한 조례개정안은 ‘시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업용수를 예외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표면상으로는 공익을 목적으로 한 예외 조항이지만, 실제 적용 대상은 명지국제신도시 내 LH 인공수로로 해석되면서 생활용수보다 훨씬 낮은 단가의 공업용수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조례라는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인공수로는 LH가 명지국제신도시 개발사업 과정에서 조성하는 2.4㎞ 규모의 수변친화시설이다. 그러나 인공수로 유지용수 공급 방안을 두고 별도 자체 처리시설 대신 상수도 계통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이 시의회에서 추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생활용수가 아닌 값싼 공업용수 공급 길을 열어주는 구조라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공업용수는 톤당 180원으로 생활용수(톤당 1580원)의 11% 수준이다. 하루 1500톤가량을 쓰는 인공수로에 적용하면 연간 7~8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저가 공급에 따른 비용 부담마저 시민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시의회를 향해 제기됐다. 동부산권 산업단지와 공장들마저 생활용수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개발사업의 인공수로에 공업용수를 공급할 경우, 다른 개발사업에서도 같은 요구가 이어져 거부하기 어려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 조례안은 6월 본회의에서도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 수순에 들어간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