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오름세 주시…금리인상 고심 커져

2026-05-06 13:00:01 게재

4월 소비자물가 2.6% 상승, 1년9개월 만에 최고

유상대 부총재 “5월 물가는 오름폭 더 커질 듯”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이례적으로 공개적 언급

한국은행이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석유류가격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은은 6일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최근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최근 물가 오름세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5월 물가는 석유류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가격의 기저효과가 더해져 오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마르칸트(유즈베키스탄) = 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유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4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승률이 3월보다 상당폭 확대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향후 물가 경로상 중동상황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흐름, 석유류 이외 품목으로의 파급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지난달 상승률은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2.3%) 이후 올해 1월과 2월 2.0%로 하락하다 3월(2.2%)부터 중동전쟁 여파로 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유 부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정부의 여러 물가정책 대응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외부적 충격과 여러 경제여건에 따라 이제 금리인하 사이클보다는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한은 부총재이면서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으로 기준금리 결정 권한을 갖고 있어 공개적으로 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한은은 이달 28일 금통위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방향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르면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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