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산지개발 ‘불법·유착’ 무더기 적발
개발허가 취소 후 ‘복구공사’ 위장해 택지 불법 조성
감사원, 사업자 19명 고발·공무원 25명 징계 요구
산지 개발행위허가 절차를 악용해 불법 개발한 사업자와 이를 묵인하고 편의를 제공한 양평군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6일 ‘양평군 개발행위허가 등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불법 산지 개발에 관여한 개발사업자 19명을 고발하고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공무원 25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불법 개발행위에 필요한 산지 복구설계서를 부당하게 작성한 산림기술자 5명에 대해서도 제재하도록 통보했다.
이번 감사는 2024년 8월 공익감사 청구를 계기로 시작됐다. 감사 결과 청구사항 외에도 산지 개발행위허가 취소 후 복구공사를 가장한 불법적인 개발행위가 만연돼 있음을 확인한 감사원은 2022~2024년 공사비가 1억원 이상인 132건에 대한 추가 점검을 실시해 총 43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평군 A과장은 진입도로에 계획된 대기차로 개수가 조례 등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되는 것을 확인하고도 담당자에게 허가하도록 지시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팀장은 개발행위허가 후 건축신고 없이 불법 공사 중인 것을 확인하고도 이를 방치하고,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가 피해방지시설 설치를 가장해 공사를 재개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B팀장은 다른 팀으로 전보된 후에도 자신이 직접 관련 허가를 대리결재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그 대가로 자신의 이모 소유 농지에 1500만원 상당의 옹벽공사 등을 하도록 하고 저녁 식사와 소고기 선물 등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C과장 등은 개발행위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자진 취소하도록 유도한 후 산지복구공사 명목으로 기존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업자가 제출한 산지 복구계획서를 그대로 승인해 사업자가 산지 복구공사를 가장해 사실상 대지 조성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사업자들은 이같은 허점을 이용해 산지를 택지로 바꾸는 불법 개발을 반복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 신고 내용과 달리 산지를 택지 형태로 조성한 후 개발을 취소하는 내용의 건축 변경신고를 제출하고 개발 취소지를 택지 형태로 유지하는 내용의 산지복구설계서를 제출해 승인받는 방식이다. 사업자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산지에 택지를 조성해 분양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양평군은 이러한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도 원상회복 명령이나 고발 등 조치 없이 묵인하거나 방치하는 등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사업자는 불법으로 조성된 택지를 분양할 수 있는 특혜를 받은 반면 양평군 전역에 기반시설이 부족한 불법 택지가 공급되면서 생활용수 부족, 도로 안전성 미확보 등에 따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양평군수에게 B팀장을 강등 조치하는 등 관련 공무원 25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하고 불법 개발행위를 한 8개 업체와 10명의 사업자를 고발하라고 통보했다. 또 산림청장에게 사실과 다르게 산지복구설계서를 작성한 산림기술자 5명을 자격취소나 자격정지 등 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비리에 연루된 공직자를 엄벌함으로써 유착 연결고리를 끊고 산지 개발행위 허가 업무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양평군과 유사 사례가 다른 지역에도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경기도 내 30개 시군을 대상으로 산지복구설계서 승인자료를 점검하고 양주시 등 3개 시군에 대해 경기도에 대행감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