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3주택자 최고세율 82.5%
10일부터 다주택자 중과 제도 사실상 첫 시행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하면 한시적 예외
4년간 이어져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마침내 종료된다. 오는 5월 10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처분하는 다주택자들에게 최고 82.5%에 달하는 ‘세금 폭탄’이 현실화된다.
탄핵 정국 이후 출범한 이재명정부가 재정 건전성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유예 일몰을 확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유예 마지막 날인 9일까지 막판 매물 소화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급격한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신청 시 중과를 면제해주는 보완책을 내놨다.
◆4년 만에 시행되는 ‘중과세’ = 지난 2022년부터 매년 연장돼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이달 9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10일부터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기본세율에 더해 높은 가산세율이 적용된다.
현재의 양도세 중과 체계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1년에 입법됐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 시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합산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치솟게 된다. 사실상 양도차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회수하겠다는 강력한 규제다.
하지만 시행을 앞두고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집권 직후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를 1년 유예했고, 이후 매년 연장을 통해 시행을 미뤄왔다. 그러나 올해 초 이재명정부가 추가 유예 연장이 없음을 공식화하면서 예고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탈출구 = 정부는 갑작스러운 유예 종료로 인한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기준으로 하는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
원칙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9일까지 매매계약 체결은 물론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모두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심사기간이 길어져 기한 내 등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9일까지 관할 시·구청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서만 접수하면, 실제 등기 이전이 유예 종료일 이후에 이뤄지더라도 중과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허가가 나온 이후에는 정해진 기한 내에 모든 거래 절차를 마쳐야 한다.
지역별 거래 완료 시한은 다르다. 기존에 지정돼 있던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는 9월 9일까지, 10·15 대책으로 신규 편입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은 11월 9일까지 잔금 지급 및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야 최종적으로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세입자 있는 주택도 ‘실거주 의무’ 완화 =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을 매도하려는 다주택자들을 위한 보완책도 시행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 시에는 실거주 의무가 뒤따르지만, 매수자가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해 이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주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2월 12일 기준으로 임대차계약이 체결돼 있고 이후 계약 갱신이 없는 상태라면,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해당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다. 이는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주택자의 원활한 매물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다. 다만 매도인이 1주택자인 경우에는 이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다주택자에게만 적용되는 특례다.
유예 종료 마지막 날인 9일은 토요일로 공공기관 휴무일이지만, 정부는 원활한 접수를 위해 서울 25개 구청과 경기도 12개 시·구청에서 현장접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주의할 점은 접수처다. 서울시청이나 경기도청, 혹은 수원·성남·용인·안양시청은 접수처가 아니므로 반드시 관할 시청이나 구청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유예 종료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세 부담을 이기지 못한 다주택자들이 막판에 급매물을 내놓을 수 있지만, 10일 이후부터는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거래 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