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소방, 국제협력의 새 길을 열다

2026-05-18 13:00:01 게재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방문은 대한민국 소방의 국제협력 방향을 재확인하고 ‘K-소방 시스템’의 세계화 가능성을 타진한 매우 뜻깊은 계기였다. 대한민국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해 온 119신고·출동 체계와 재난대응 경험, 그리고 첨단 소방기술이 국제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가치 있는 자산임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아세안(ASEAN) 지역과 재난 대응에 대한 연대·협력 기반을 한층 구체화하고 공고히 했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세안 재난관리 인도지원조정센터(AHA센터)를 방문해 기후변화 등 점차 대형화·복합화되는 글로벌 재난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깊이 있게 논의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내무부 장관과 재난관리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며, 한국형 119긴급신고시스템과 통합 출동체계를 현지에 전수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진과 화산 등 자연재난이 빈번한 인도네시아에서 우리의 선진화된 시스템은 현지 재난대응 체계를 한 단계 고도화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과는 양국 소방협력의 제도를 한층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베트남 공안부와 소방·구조 등 재난대응 업무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지휘체계부터 전문인력 양성, 소방산업 교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결실을 맺었다.

아세안과 재난대응 연대·협력 기반 다져

특히 이번 베트남 방문은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소방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외교 협력을 이어간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정상외교가 거둔 외교적 성과를 우리 국민과 세계 시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연결하는 것은 정부 부처의 중요한 책무다. 아울러 대통령의 당부인 재외국민 보호와 관련해 현재 베트남 보건부와 한국형 구급이송시스템을 현지에 도입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동남아 시장에서 우리 소방산업이 가진 경쟁력과 해외 진출 가능성도 함께 확인했다. 하노이 현지에서 베트남 공안부, 코트라(KOTRA) 등과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소방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인증·인허가 및 현지 법령 등 수출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우리 기업들은 소방차, 화재감지기, 무선 기반 화재예방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제 K-가전, K-문화에 이어 ‘K-소방 시스템’의 글로벌 확산을 본격화해야 할 때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오늘날의 재난은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소방이 축적한 경험과 첨단 기술을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함께 발전시키는 것은 세계 전체의 안전 역량을 높이는 길이다.

마침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대구 EXCO에서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개최된다. 세계 10여개 국가, 44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소방산업의 기술력과 미래 가능성을 세계 무대에 보여줄 중요한 장이 될 것이다.

더 넓은 국제공조와 수출 기회 이어지기를

이번 인도네시아·베트남 순방에서 다진 협력의 불씨가 박람회를 통해 더 넓은 국제 공조와 수출 기회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 소방은 인류의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리더로서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김승룡 소방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