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농산물 연 25조원 구매
백악관 정상회담 팩트시트 공개 … 북핵 비핵화 공동목표 재확인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달러(약 25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또 400개 이상의 미국 쇠고기 시설에 대한 수출 허가를 갱신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청정 지역으로 판정된 미국 주들에서 가금류 수입도 재개키로 했다. 보잉 항공기 200대 구매 계약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통해 미국 농축산업계와 항공업계에 가시적 성과를 제시하려 했던 의도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중국이 핵심 지렛대로 활용해 온 희토류 및 핵심 광물 문제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팩트시트에는 이트륨, 스칸디움, 네오디뮴, 인듐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도 “공급망 부족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다룰 것”이라는 원론적 문구만 담겼다. 희토류 관련 장비·기술 수출 제한 해소와 관련해서도 중국 측의 구체적인 이행 약속은 빠졌다. 중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희토류·핵심 광물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무역 휴전’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팩트시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신화통신이 “한반도 등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던 것과 달리 백악관이 ‘비핵화’라는 표현을 명시한 것이다.
다만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대북 압박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양 정상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가 원칙에 동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행을 촉구했다. 어떤 국가나 기관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데도 공동 입장을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란에 물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약속을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기존 입장이 재확인됐다. 그리어 대표는 “대만 해협에서 현상 유지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어떻게 접근할지 고려 중”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도 합의됐다. 무역위원회에서는 민감하지 않은 상품의 교역이 다뤄질 예정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제품에 신규 시장을 열어줄 포괄적 약속들을 협상해냈다”고 자평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