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4무’ 자부한 정청래 대표, ‘신변 보호’ 요청 왜

2026-05-18 13:00:16 게재

민주당, SNS 상 테러 위협 제보에 긴급 조치

반청계 반발 등 차기 당권 경쟁 연관 해석도

더불어민주당이 경찰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SNS 단체방에서 집단적 테러 모의 제보가 이어지자 공개적인 수사 의뢰와 함께 보호를 요청한 것이다. 민주당이 구체적인 출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공천 등 당 운영에 대한 여권 내부의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6.3 지방선거에서 ‘역대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4강4무 공천을 실시했다’고 자부한 정 대표는 왜 공개적인 공격 대상으로 지목됐을까.

전북에서 민주당 안호영 의원 만난 정청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17일 전북 전주대학교 JJ아트홀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전북도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안호영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정 대표에 대한 테러 모의 의혹과 관련해 배후를 포함해 신속한 수사 절차 개시를 촉구한다”면서 “정 대표는 어떤 위협,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당 지방선거 승리와 우리 당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의연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 나바위성당 주일 미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고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고 말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정 대표 테러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민주당 내부의 분열상으로 몰아가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정 대표에 대한 일각의 이런 위협은 최근 불거진 지방선거 불공정 시비와 편파적인 당무 운영 주장과 연관시킨 해석이 많다. 당내 일각의 비판적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뜻이다.

특히나 부정적 목소리의 대부분이 정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 초입부터 강조했던 4강4무 공천과는 반대의 결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나 부적격·낙하산·부정부패가 없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가장 빠르게 공천하겠다는 의미의 4강4무 공천을 주장해 왔다.

지난 16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에서 열린 김용남 후보 선대위 출범식에서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정 대표가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르자 “명팔이(이재명 팔이) 그만해라!”, “정청래 나가라”, “나도 권리당원이다”라는 고성이 나왔다. 정 대표는 “김용남은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하고 민주당이 공천한 민주당의 후보”라고 주장했지만 소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추진했고, 김 후보가 출마한 평택을에 조 국 혁신당 대표가 출마한 것과 연관돼 있다.

17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민주당 전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는 이원택 도지사 후보를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의 후보’라며 치켜세웠다. 전북도지사 선거는 당초 예상과 달리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는 평가다.

민주당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은 정 대표의 일정을 쫓아다니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공천과 당무 운영이 편파적이라는 이유를 든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대리비 지급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이원택 후보는 ‘식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지만 재감찰 등에서 문제가 없다며 후보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일부 당원들이 김관영 무소속 후보 지원 활동 의지를 피력하는 것과 관련해 당무감찰 등을 통해 징계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김관영 후보측은 ‘당원에 대한 협박’이라며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논평과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이원택 후보와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 대표 지도부의 결정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지방선거 후 정 대표와 당권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 전 대표는 16일 유튜브(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전북 이원택 후보도 동일한 사안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김관영 후보가 현직 도지사고 더구나 지지율이 1등인데 하루 만에 바로 제명을 해버린다는 것은 너무 야박한 거 아니냐”면서 “또 (김 지사를) 내란 동조범이라고 억지로 몰아가지고 고발이 돼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 등이 주민 정서에 불을 지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 대표 지도부의 평가가 내려질 전망인 가운데 이와 별도로 경기 평택을 선거와 전북도지사 선거 결과가 정 대표 리더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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