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산업부 유관기관장 인사, 왜 이러나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새 정부 1년이면 변화를 넘어 숙성의 시간이지만 산업통상부 유관기관의 인사 지형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수장이 공백상태인 기관이 있는가 하면 임기만료된 기관장이 후임 인선이 안돼 수개월째 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2024년 12월 계엄정국 직후 혼란을 틈타 임명된 인사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관도 있다.
문제는 지도부의 리더십 공백과 불확실성이 고스란히 조직의 무기력과 피로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기관장 교체를 앞둔 상황에서 직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책 추진력과 실행력이 떨어지는 사이 글로벌공급망 위기와 에너지안보라는 거대한 파고는 가차 없이 밀려오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조직의 선순환을 위해 용퇴를 결단한 이들이 마주한 가혹한 현실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조직쇄신과 인사적체 해소라는 대의를 위해 자리를 내려놓은 산업부 1급 공무원 4명은 7개월째 무직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제동이 걸린 사례도 있다.
물론 공직자의 자리가 자동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국가 정책을 위해 오랜 기간 일한 인재들이 퇴직 이후를 걱정해야할 상황까지 내몰린다면 앞으로 누가 조직을 위해 선뜻 용퇴를 선택하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퇴임 후 비교적 원활하게 제 자리를 찾는 기획재정부 등 타부처 사례와 비교되면서 산업부 공무원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내부적으로는 ‘복지부동’과 ‘자리 지키기’만 만연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출구가 꽉 막혀 있는 사이 간간이 들려오는 인사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최근 임명된 산하기관장과 업종 협회장은 공교롭게도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 특히 이들이 현 산업부 장·차관과 같은 지역 출신이라는 점은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매는’ 오해받을 상황을 만들지 않는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의 세심함이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에너지 공기업 수장 자리에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도 사기를 떨어뜨린다. 예로부터 정치의 성패는 합당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서 갈렸다. 인사 불균형과 적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현 정부 임기는 5년이다. 이미 1년이 지났고, 권력교체기인 마지막 1년을 빼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3년 남짓이다.
더 이상 인사를 지체하거나 연고에 얽매인 인사로 조직의 신뢰를 흔들어선 안된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활력을 잃고 정책은 신뢰를 잃게 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시대를 관통하는 금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