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기후적응 정책의 ‘젠트리피케이션 역설’ 규명
김승겸 교수 연구팀, 녹지·수공간 확대 지역 집값 13% 상승
도시공원과 습지 복원 등 녹지·수공간 기반 기후적응 정책이 도시 회복력을 높이는 동시에 집값 상승과 원주민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AI미래학과 김승겸 교수 연구팀이 북경대와 뉴욕상하이대 연구진과 함께 아프리카 32개국 도시를 분석한 결과, 이른바 ‘그린-블루 적응(Green-Blue Adaptation)’ 정책이 사회적 배제 압력을 키우는 ‘젠트리피케이션 역설’을 확인했다.
그린-블루 적응은 도시공원 조성과 습지 복원, 수변 공간 확대 등 녹지와 수공간을 활용해 홍수와 폭염 피해를 줄이는 기후적응 전략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정책이 환경 개선 효과와 함께 주택가격 상승과 인구 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32개국 221개 도시권 내 5503개 행정단위를 대상으로 2005~2024년 변화를 분석했다. 위성영상과 사회·경제 데이터를 결합하고, 정책 시행 전후 효과를 비교하는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을 적용해 정책 효과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기후적응 시설이 조성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종합 젠트리피케이션 지수가 평균 약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은 약 13% 상승했고 외부 인구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조성된 녹지·수공간이 역설적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을 심화시키고 기존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후정책이 단순한 인프라 확대를 넘어 토지 소유권 보호와 공공주택 공급, 개발이익 환수 등 주거 안정 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기후적응 정책은 도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집값 상승과 인구 이동을 유발할 수 있다”며 “환경 개선뿐 아니라 취약계층 보호와 주거 안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조혜민 박사과정생과 북경대 우롱펑 교수, 뉴욕상하이대 관청허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시티즈(Nature Citi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