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기후적응 정책의 ‘젠트리피케이션 역설’ 규명

2026-05-24 22:24:28 게재

김승겸 교수 연구팀, 녹지·수공간 확대 지역 집값 13% 상승

도시공원과 습지 복원 등 녹지·수공간 기반 기후적응 정책이 도시 회복력을 높이는 동시에 집값 상승과 원주민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AI미래학과 김승겸 교수 연구팀이 북경대와 뉴욕상하이대 연구진과 함께 아프리카 32개국 도시를 분석한 결과, 이른바 ‘그린-블루 적응(Green-Blue Adaptation)’ 정책이 사회적 배제 압력을 키우는 ‘젠트리피케이션 역설’을 확인했다.

그린-블루 적응은 도시공원 조성과 습지 복원, 수변 공간 확대 등 녹지와 수공간을 활용해 홍수와 폭염 피해를 줄이는 기후적응 전략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정책이 환경 개선 효과와 함께 주택가격 상승과 인구 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32개국 221개 도시권 내 5503개 행정단위를 대상으로 2005~2024년 변화를 분석했다. 위성영상과 사회·경제 데이터를 결합하고, 정책 시행 전후 효과를 비교하는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s)을 적용해 정책 효과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기후적응 시설이 조성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종합 젠트리피케이션 지수가 평균 약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은 약 13% 상승했고 외부 인구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조성된 녹지·수공간이 역설적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의 주거 불안을 심화시키고 기존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후정책이 단순한 인프라 확대를 넘어 토지 소유권 보호와 공공주택 공급, 개발이익 환수 등 주거 안정 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기후적응 정책은 도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집값 상승과 인구 이동을 유발할 수 있다”며 “환경 개선뿐 아니라 취약계층 보호와 주거 안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조혜민 박사과정생과 북경대 우롱펑 교수, 뉴욕상하이대 관청허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시티즈(Nature Cities)’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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