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진흥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 통합 권고

2026-05-26 13:00:05 게재

기획예산처, 기금 평가결과 … ‘나랏돈 낭비’ 뿌리 뽑는다

사학연금 등 3개 자산운용 ‘탁월’… 농어가목돈기금 ‘아주미흡’ 국민연금, 글로벌 연기금 중 수익률 1위 달성 … ‘양호’ 유지

정부가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의 통합을 공식 권고하며 기금운용의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ICT 융복합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해 경계가 모호해진 두 기금을 합쳐 재원 운용의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간 전문가 36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단장:이준서 동국대 교수)의 심사를 거친 ‘2026년 기금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박홍근-신현송 회동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회동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통합으로 비효율 제거 = 이번 평가의 핵심은 기금의 존치 타당성을 검토하는 ‘존치평가’ 결과다. 평가단은 24개 기금을 심사한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통합할 것을 권고했다.

통합 권고의 주된 이유는 ‘구조적 유사성’이다. 과거와 달리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사라지고 AI 산업이 확산되면서 두 기금의 정책 대상과 지원 영역이 상당 부분 중첩되고 있다고 평가단은 지적했다. 특히 두 기금 모두 ‘주파수 할당 대가’를 주요 자체 수입원으로 삼고 있어, 재원을 따로 관리할 실익이 낮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현재 국회에는 이를 뒷받침할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논의 중이다.

관광진흥개발기금과 문화예술진흥기금 등 4개 기금에 대해서는 ‘조건부 존치’ 결정을 내렸다. 관광기금은 출국납부금 등 재원 확충의 불확실성이 지적됐다. 문예기금은 자체 수입원 발굴과 기초예술 진흥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이 과제로 제시됐다. 평가단은 특히 K-문화의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예술·관광·체육 분야 기금 간의 재원 통합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정책 제언을 덧붙였다.

◆사학연금 ‘웃고’ 농어가기금 ‘울고’ = 기금의 여유자산 운용 실태를 점검한 ‘운용평가’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 대형·중소형 24개 기금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과 중소벤처기업창업및진흥기금,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 등 3개 기금이 ‘탁월’ 등급을 획득했다. 이들은 높은 자산운용 수익률과 체계적인 운용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운영 성과가 저조하고 자산운용 체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최하위인 ‘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평가단은 이 기금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기금투자풀 완전위탁형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 공무원연금기금 등 9개 기금은 ‘우수’판단을 받았다.

전반적인 기금 운용 평점은 지난해 73.7점에서 올해 72.9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단기자산 운용 수익률이 하락(3.70%→2.85%)한 데다, 자산운용 체계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평가기준을 한층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수익률 ‘글로벌 1위’ = 국내 주식시장과 해외 투자 비중이 큰 국민연금기금은 별도의 글로벌 비교 평가를 거쳐 ‘양호’ 등급을 유지했다. 특히 2025년도 운용 수익률은 18.97%를 달성했다. 미국의 CalPers(15.46%), 노르웨이 GPFG(15.11%), 일본 GPIF(12.29%) 등 세계적인 연기금들을 제치고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 주식 수익률의 큰 폭 상승과 더불어 해외 자산 확대, 자산군 다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평점 역시 전년 77.5점에서 80.4점으로 크게 상승하며 내실을 다졌다.

기획예산처는 이번 기금평가 결과를 2027년도 기금운용계획 수립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통합 권고를 받은 기금은 관련 법령개정 등 후속조치에 착수하고, 재원 적정성 평가에서 자산이 부족하거나 과다하다고 지적된 기금들에 대해서는 사업조정과 수입원 발굴을 독려할 계획이다.

정창길 기획예산처 재정성과국장은 “매년 전체 기금의 3분의1 이상을 엄격히 평가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6월 중 세부 평가 보고서를 ‘열린재정’ 누리집에 공개해 국민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 결과는 5월 말 국가결산보고서와 함께 국회에 제출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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