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제네시스, 세계 최고 내구레이스 무대 데뷔

2026-05-28 13:00:09 게재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를 한 단계 넓히고 있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앞세워 세계 내구레이스 선수권(WEC)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차그룹의 모터스포츠 확대 전략은 정의선 회장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현대차는 1998년 처음 WRC에 참가했지만 2003년 시즌 도중 철수했다. 이후 정 회장은 2011년 미국 LA 오토쇼에서 모터스포츠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힌 데 이어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WRC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는 2013년 독일 알체나우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레이싱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i20 WRC와 i20 쿠페 WRC, i20 N 랠리1 등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2019년과 2020년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에는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과 코드라이버 마틴 비데거 조합이 개인 챔피언까지 석권하며 현대차 최초의 WRC 드라이버 타이틀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이 이몰라 서킷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WRC 활동을 통해 단순한 우승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비포장길과 눈길, 고속 아스팔트 구간 등 극한 환경에서 엔진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했고, 경기 중 발생하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며 엔지니어링 역량도 키웠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경험은 제네시스의 내구레이스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제네시스는 2024년 12월 UAE 두바이에서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프리미어’를 열고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출범과 함께 WEC 참가를 공식 선언했다.

WE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 대회다. 단순히 빠른 속도만이 아니라 차량 내구성, 연비 관리, 팀 전략, 드라이버 집중력까지 모두 요구된다. 대표 대회인 ‘르망 24시’는 하루 동안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극한 레이스로 유명하다.

제네시스는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 차량 두 대를 투입해 기술력을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은 새로 개발한 ‘G8MR 3.2L V8 트윈터보’ 엔진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이후 총 2만5000km에 이르는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주행하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열관리 성능, 부품 신뢰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특히 WEC 차량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는 만큼 엔진 성능뿐 아니라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포함한 전동화 시스템의 완성도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이 엔진을 탑재한 ‘GMR-001’ 하이퍼카 두 대로 17일 이탈리아 이몰라에서 열린 2026 WEC 개막전 ‘이몰라 6시간 레이스’에 처음 출전했다.

앙드레 로테러, 피포 데라니 등 정상급 드라이버 6명과 16개국 출신 75명의 팀이 참가했다. 17번 차량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큰 문제 없이 완주하며 15위를 기록했다. 19번 차량은 경기 초반 센서 이상으로 약 30분간 정차했지만 이후 복귀해 완주에 성공했다.

두 차량 모두 결승선을 통과하며 신생팀으로서 첫 목표였던 ‘완주’를 달성했다.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 진출을 선언한 지 499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