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한국 ‘환율 관찰대상국’ 4회 연속 유지

2026-07-24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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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국 등 10개국 … “변동성·절하압력 완화” 평가

“한국 반도체 수출호조에도 해외 주식투자로 원화 절하”

중국엔 “투명성 부족” …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경고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3년째 유지했다.

2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평가 대상인 주요 20개국 중 한국 등 10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지난 2024년 하반기 이후 4회 연속 관찰대상국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태국 등이다. 이들 10개국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도 모두 관찰대상국 명단에 포함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ㆍ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한국 원화 약세 과도” 또 언급 = 미국의 교역촉진법(2015년)에 따른 심층분석 요건은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 150억달러 이상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이상 △GDP 대비 2% 이상 및 8개월 이상 달러 순매수 개입 등 3가지다. 한국은 이 중 대미 무역흑자(450억 달러)와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6.6%) 2개 요건을 충족해 관찰대상국으로 유지됐다. 반면 외환시장 개입 요건은 GDP 대비 -1.5%로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다. 3개 요건을 모두 충족해 심층분석 대상에 오른 국가는 없었다.

미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대외부문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원화가 겪은 과도한 절하 압력에 주목했다.

한국은 반도체 및 기술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성장세를 뒷받침하며 경상수지 흑자가 상당폭 확대됐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이 같은 대규모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가 지속된 점을 짚으며 지난 1월 "최근 원화의 약세는 한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입장을 재인용했다.

◆“해외주식투자 급등이 주요인” = 이러한 원화 절하 압력의 주요 원인으로는 가계와 기업, 국민연금 등 국내 주체들의 해외 주식투자 확대가 지목됐다.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보유 증가액이 2024년 80억달러에서 2025년 410억달러로 급증했으며 비은행 금융기관과 가계의 해외주식투자 역시 같은 기간 340억달러에서 730억달러로 대폭 늘어나 외화 유출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는 한국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과 구조개혁 조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당국은 원화 약세 압력 속에서 변동성 완화를 위해 2025년 중 약 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순매도를 실시했으며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등을 활용해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한국 당국이 2025년에 (시장 개입용으로) 28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순매도를 실시했다고 보고했으며 이는 GDP의 약 1.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225억달러가 (환율이 급등한) 2025년 4분기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기간 한은의 선물환 순매수 포지션은 2024년 12월 170억달러에서 2025년 5월 310억달러로 증가했다가 이후 거의 모두 소진해 2025년 12월 13억달러로 줄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국민연금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한은과의 통화스와프를 활용하는 한편 달러화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 긍정평가= 미국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분석 대상국들의 환율 조작은 없었다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환율 정책과 관행의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주요 교역상대국 가운데 계속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이같은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들어 향후 위안화 절상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공식적·비공식적 개입 증거가 드러날 경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관계 당국은 한국 내 외환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중기적으로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시장이 적정 환율을 찾아가는 기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정부투자기관 평가에서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정책과 해외투자 뉴프레임워크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 2023년 11월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1월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는 한편, 외환시장의 안정과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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