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민주당은 이기는 팀인가

2026-07-24 13:00:07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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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뉴저지 경기장.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다. 눈길을 끈 것은 승리의 방식이었다. 결승골을 넣은 것은 선발의 간판이 아니라 후반에 교체 투입된 페란 토레스였다.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도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은 8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며 우승팀 역대 최소 실점 기록을 세웠다. 화려한 개인기가 아니라 팀 전체가 만든 우승이었다. 반대편에는 메시가 있었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는 이번에도 팀을 결승까지 끌고 갔지만 정작 결승에서는 스페인의 조직적 수비에 고립됐다.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직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공격의 해법을 메시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한계를 드러냈다.

팀·실용·젊음으로 이긴 스페인

공교롭게도 이 결승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와 겹쳐 보인다. 스페인이 보여준 세 가지, 팀플레이와 실용과 젊음이 민주당 경선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는 팀플레이다. 스페인은 누가 나와도 감독의 전술을 수행했고 교체 선수가 승부를 갈랐다. 개인기의 화려함보다 조직적인 수비가 더 값졌다. 반면 민주당 당권 경쟁은 ‘명청대전’이라 불리는 계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김민석 정청래 두 유력 주자는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반명이냐 아니냐’를 놓고 다툰다. 급기야 김민석 후보와 송영길 후보가 특정 후보를 겨냥한 ‘신천지 개입설’까지 꺼내 들었다. 세대·이력을 둘러싼 감정싸움도 불거졌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 통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당 안에서 먼저 나온다.

둘째는 실용이다. 스페인의 축구는 점유와 패스라는 정체성만을 고집하지 않고 이기는 ‘실리축구’로 진화했다. 민주당 경선에는 이 실용이 없다. 집권여당 대표를 뽑는 자리라면 민생과 국정 현안을 정책으로 겨뤄야 한다. 김민석 후보의 ‘덧셈정치’식 외연 확장이냐, 정청래 후보의 핵심 지지층 결집이냐 하는 노선 차이는 원래 생산적인 토론 거리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부각하는 명분 싸움만 요란할 뿐, 어떤 정책으로 국정을 뒷받침할지는 실종됐다.

셋째는 젊음이다. 스페인은 19살 야말과 쿠바르시를 로드리 같은 선배들과 결합해 신구 조화를 이뤘다. 민주당은 정반대다. 청년최고위원제 도입은 친청계의 반발과 절차 논란 속에 무산됐고, 당헌·당규에 ‘청년’이 153번 등장하는데도 청년기구는 겉돈다. 권리당원 가운데 2030 비율은 17.5%에 그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2030 유권자 비중이 29.65%였는데도 이들 상당수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패배는 경고다. 특정 스타 한 명, 특정 계파 하나에 기댄 팀은 상대가 그 지점만 틀어막으면 무너진다. 결승에서 메시가 고립되자 아르헨티나 공격이 통째로 멈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신뢰를 회복하고 다음 선거에서도 선택받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 내부 지지층을 단합시키고 리더십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후보가 갈라져 30%대 득표의 보수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같은 당 구청장 후보들의 득표 합계보다 16만표 적게 얻어 6만표 차로 졌다. 후보 분열이든 지지층 이탈이던 결과는 같다. 전당대회에서 진 쪽이 승복하지 않고 공천 싸움으로 번지면 선거 프레임은 정권 안정론이 아니라 ‘민주당 심판론’으로 뒤바뀐다. 승자는 경쟁자를 지도부에 껴안고 공천 규칙을 미리 투명하게 못 박아 승복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세대를 결합하는 것이다. 4050의 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6070이 국민의힘으로 기운 구도에서 2030은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보트다. 이들이 등을 돌린 채로는 2028년 총선도, 2030년 대선도 어렵다. 청년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계기의 밑바닥에는 ‘공정’이 있었다. 일자리와 주거, 자산 격차에서 이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집약된 결과다. 화려한 공약이 아니라 실천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답해야 한다.

지지층 단합과 세대 결합이 관건

스페인은 스타가 아니라 팀으로, 명분이 아니라 실용으로,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세계를 제패했다. 민주당이 이 셋을 외면한 채 계파전과 흠집 내기에 머문다면 경기장 밖 성적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민주당에 묻고 싶다. 이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누가 명(明)의 적통인가’를 묻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정당이란 무엇인가, 전당대회란 대체 무엇인가, 어떻게 승리하는 팀이 될 것인가.

김기수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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