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관찰+‘쓰담걷기’…마을 환경교육 인기

2026-05-29 13:00:12 게재

성북구 정릉천 ‘탄소중립배움터’ 활용

생애주기별 ‘기후·생태·체험 환경교육’

“잘 살펴보면 곤충이 잎을 먹었는지 알 수 있어요. 뭘 먹었는지 찾아볼까요?”

서울 성북구 정릉천 정릉동 구간. 비가 내리는 날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은 채 천변으로 나선 아이들이 있다. 월곡동 소리어린이집 7세반 17명이다. 김은구 성북탄소중립배움터 환경교육 강사와 함께 아이들이 일제히 풀숲으로 고개를 들이민다. “거미가 집을 지었다”는 얘기에는 빗방울 맺힌 거미줄이 내걸린 담장 밑 나무쪽으로 앞다퉈 발걸음을 옮긴다. 직전 인근에 있는 배움터에서 동화책 한권을 읽으며 잠자리 매미 사마귀 등 다양한 곤충 특성을 익힌 뒤 정릉천으로 관찰을 나온 아이들 움직임이 분주하다.

소리어린이집 7세반 아이들이 정릉천에서 곤충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 성북구 제공

29일 성북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성북기초환경교육센터 1호 ‘탄소중립배움터’를 중심으로 지역 특성을 살린 ‘성북특화 마을형 환경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면적 121.3㎡ 규모에 교육장 회의실 등을 갖춘 배움터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주민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구는 “광범위하고 일방적인 환경교육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실천에 초점을 맞췄다”며 “주민들이 마을에서 생태 감수성을 키우고 관련 소양과 지식을 함양하면서 환경 보전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소리어린이집을 비롯해 길음빛어린이집 장위3동어린이집까지 3곳이 참여하는 과정은 7세 유아들을 위한 ‘도토리 자연학교’다. 정릉천과 마을을 거점으로 동·식물 생태환경 교육과 실천 행동, 기후에너지환경 체험교육을 엮었다. 아이들은 마을 탐험부터 시작해 봄꽃과 가을나무 등 매달 한차례씩 연말까지 계절별 정릉천을 체험하고 일대에서 ‘쓰담걷기(쓰레기 주우며 걷기)’를 한다. 센터 관계자는 “통상 1회 과정 중심인데 1년을 꽉 채운 프로그램이라 신청이 많았다”며 “눈·비가 와도 야외 활동에 참여하는 조건을 걸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마을 안 환경교육을 반긴다. 최아현 소리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오전에 탐험·관찰을 하고 어린이집에 돌아가면 오후에 당일 활동을 다시 공유한다”며 “아이들이 ‘도토리 언제 가냐’고 묻고 집에 가서도 이야기하니 학부모들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실제 신청을 못한 어린이집 요구가 많아 하반기에는 1회 과정을 몇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유아들이 ‘도토리 자연학교’에 참여하는 동안 어린이·청소년은 ‘탄소탐정단’ ‘성북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스토리텔링’ ‘찾아가는 우리마을 무해한 축제’ 등을 즐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1인 2끼정원으로 3도를 낮춰요’,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위해 북한산이나 치유의숲과 연계한 ‘주말 친환경여행(에코투어링)’도 있다. 특수학교인 다원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 맞춤형 환경교육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주말 가족체험은 벌써 모든 회차가 마감됐다. 구 관계자는 “정릉동 어르신과 상인들이 아이들 방문을 반긴다”며 “지역 공동체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환경을 연계한 진로체험을 예정하고 있다. 수리 새활용 태양광관리 환경활동가 친환경요리사 등 환경 관련 다양한 직업을 탐구하는 자리다. 성북구는 이와 함께 환경단체 연구기관 공교육기관과 협의해 지속적인 탄소중립 활동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성북특화 교육을 통해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 상황에서 녹색 성북으로 나아가는 열쇠를 찾길 기대한다”며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거점인 성북탄소중립배움터를 중심으로 성북형 환경교육 모형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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