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서연우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작은 변화가 만드는 가능성 신소재공학의 매력에 풍덩!
연우씨는 처음부터 신소재공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진 않았다. 중학교 때부터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있어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환경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2학년 때까지는 화학공학 분야를 중심으로 진로를 고민했지만,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전력 생산과 저장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로 관심을 넓혀가며 신소재공학이라는 진로를 구체화한 이후 연우씨는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탄소나노튜브와 ITO 투명전극 등 다양한 소재 분야로 탐구를 이어갔다. 작은 구조 변화나 산소 결손만으로도 재료의 성질과 성능이 달라진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고,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실제 배터리·반도체 기술과 연결해 이해하려 했다. 소재의 변화에서 공학의 가능성을 발견해온 연우씨의 고교 생활을 들어봤다.
서연우
재료에서 찾은 미래 기술
연우씨는 중학교 때부터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구미여고 과학중점반에 진학한 연우씨는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Ⅰ·Ⅱ>를 모두 이수하며 과학 분야를 폭넓게 공부했고, 특히 화학은 작은 원자가 모여 고분자처럼 큰 구조를 이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중학교 때부터 사회를 구성하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저도 관련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해왔어요. 무엇보다 수학, 과학이 재밌어서 공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했었는데, 전자전기공학처럼 물리 비중이 큰 분야보다는 화학공학이나 신소재공학 쪽이 더 잘 맞을 것 같았어요. 통합과학에서 탄소 원자가 여러 개 결합해 고분자를 만들고 그게 의학이나 나일론 같은 분야에 쓰인다는 걸 배웠는데 작은 단위가 모여 다양한 물질이 된다는 점이 신기했거든요.”
2학년을 지나며 관심은 신소재공학으로 구체화됐다.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을 보며 전력 생산과 저장 기술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됐고, 배터리와 반도체를 이루는 재료 자체로 관심이 옮겨갔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많이 쓰이는 걸 보면서 앞으로도 계속 활용될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런 기술을 사용하려면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기술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 배터리 쪽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화학공학도 고민했지만 저는 이차전지나 반도체에 들어가는 재료 자체를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미래를 봤을 때도 신소재공학이 더 유망하다고 느껴서 방향을 정했습니다.”
구조 속에 숨은 소재의 세계
연우씨는 교과에서 배운 개념을 실제 소재의 특성과 연결해보며 신소재공학에 대한 관심을 넓혀갔다. 2학년 동아리 활동에서는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합성 실험을 통해 구성 이온에 따라 물질의 색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에너지 분야 중에서도 태양전지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동아리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합성 실험을 하게 됐는데 구성하는 할로겐 이온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게 신기했어요. 직접 합성한 시료의 색을 보면서 이온의 종류가 달라지면 파장도 달라지고, 전자가 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 차이인 밴드갭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페로브스카이트는 어떤 이온을 넣느냐에 따라 청색이나 초록색처럼 다른 빛을 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청색 파장에서는 안정성과 효율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왜 청색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길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찾아보니 작은 입자에서 전자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양자구속효과와 관련이 있더라고요. 작은 구성 차이가 발광 색과 효율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3학년 동아리 활동에서는 리튬이차전지 양극재의 결정 구조를 비교하며 배터리 소재에 대한 탐구를 이어갔다.
“리튬이차전지 양극재에는 층상 구조, 스피넬 구조, 올리빈 구조처럼 여러 결정 구조가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다르더라고요. 층상 구조는 안정성이 높은 대신 출력 면에서 한계가 있고, 스피넬 구조는 리튬이온이 3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 출력은 좋지만 안정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스피넬 구조에서 얀텔러 효과 때문에 구조가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배터리 내부 구조가 변형되면 결국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에도 영향을 주잖아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고만 생각했는데 실험해보면서 결정 구조 자체가 배터리의 출력과 안정성, 수명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어떤 소재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신소재공학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길
연우씨는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를 선택할 때 자신의 관심 분야와 학과의 방향성을 함께 고려했다. 수학과 물리, 외국어 역량을 갖춘 인재를 강조한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는 인재상을 공개하더라고요. 수학과 물리를 잘하고 외국어 역량도 갖춘 학생을 높게 평가한다고 나와 있었죠. 제가 좋아하고 성적이 잘 나왔던 과목도 수학과 영어였고, 물리도 꾸준히 공부해왔으니까 ‘내가 이 학과의 인재상과 찰떡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지원할 때 대학만 보지 않고 이 학과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연우씨는 대학에서 배터리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 1학년이라 앞으로 관심 분야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배터리 쪽을 더 공부하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양극재를 연구해서 최종적으로는 에너지 저장 장치인 ESS까지 탐구해보고 싶습니다. 생성형 AI처럼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에너지를 얼마나 잘 저장하고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거라 생각해요.”
후배들에게는 종합전형을 준비할 때 면접형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라고 조언한다.
“종합전형을 준비한다면 면접형도 꼭 고려해보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내가 말을 잘할 수 있을까?’ ‘과학 개념을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교수님들도 저희가 고등학생이라는 걸 알고 질문해주시니까 학생부를 바탕으로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준비하면 충분히 답변할 수 있어요. 말이 아주 유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신이 한 활동을 제대로 이해하고 왜 했는지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사진 배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