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 마련
모니터링·감독·전담팀 신설 … 사업장 변경제도 개선도
고용노동부가 폭행과 괴롭힘, 부당대우 등 이주노동자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익명 신고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인권침해 우려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확대하는 한편 권리구제와 제도개선까지 아우르는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노동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이주노동자는 110만명을 넘어 산업현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부당대우 등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언어장벽과 체류 불안, 제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으로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대책은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선제적 감독 강화 △권리구제 확대 △현장 인식 개선 △제도개선 추진 등 5개 분야로 구성됐다.
먼저 노동부는 인권침해 사례들을 선제적으로 팍악하기 위해 모국어 기반 온라인 익명 설문조사를 상시 운영한다. 조사 결과는 지도·점검과 근로감독에 연계한다. 노동부 노동포털 내 ‘재직자 익명제보센터’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항목을 신설해 피해 사실을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한국 생활과 근로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달 중순부터 ‘외국인 인권리더’를 선발해 현장의 위험 징후를 지방노동관서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긴다.
노동부는 현재 전국 15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외국인 고용사업장 정기감독과 별도로 인권침해 우려가 높은 지역과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 1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폭행·괴롭힘 특화 기획감독을 추가 실시한다. 사전 모니터링 과정에서 인권침해 정황이 확인되면 즉시 점검과 감독에 착수한다. 지방노동관서와 지방경찰청, 출입국·외국인관서 간 핫라인도 구축해 사건 대응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권리구제 기능도 강화된다.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의 14개 지방노동관서에 ‘이주노동자 전담팀’을 신설해 인권침해 사건 조사와 감독을 전담하도록 했다. 피해 노동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와 신속히 분리할 수 있도록 쉼터 연계 지원을 확대하고, 고용센터 내 ‘출장신고센터’를 통해 공인노무사와 다국어 상담원이 상담과 신고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사업주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외국인 고용 취약사업장을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대상에 포함해 자율점검을 지원하고 소통·갈등관리·인권보호 중심의 노무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 외국인 고용 사업주에게는 이주노동자 권익보호 안내문을 분기별로 발송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초노동법과 인권보호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지난 4월 노동권익재단 4곳과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이주노동자 이름 부르기 캠페인’ 등 인식개선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노동부는 부당대우나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인 이주노동자가 보다 원활하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나아가 취업비자 유형별로 분산된 지원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부처 간 정보 연계를 통해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근로조건 보호와 산업안전, 체류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원시스템 구축도 검토한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은 “이주노동자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국적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며 “사전 모니터링부터 감독, 권리구제, 제도 개선까지 차질 없이 추진해 인권침해 사각지대가 없는 노동현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