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관리 시장 커진다…뷰티업계 승부수

2026-06-04 13:00:21 게재

LG생활건강, AI 기반 여성형 탈모 연구개발

아모레퍼시픽 두피 장벽 강화 제품 재단장

탈모 관리 시장, 뷰티업계 차세대 성장동력

탈모 관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뷰티 기업들이 두피와 모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화장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탈모와 두피 케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뷰티업계의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 남성만의 고민이 아니다. 여성형 탈모와 젊은 층 탈모 인구가 증가하면서 두피 건강과 모발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뷰티 기업들은 단순 기능성 샴푸를 넘어 인공지능 기반 신소재 발굴과 두피 노화 연구 등 고도화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모발학회(WCHR)에서 여성형 탈모 관리 관련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는 비타민A 유래 비스테로이드 물질을 활용해 여성호르몬 수용체인 ERα를 활성화하는 기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질은 모낭 활성과 모발 성장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상 평가에서는 모발 굵기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모발학회에서 여성 탈모 관리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사진 LG생활건강 제공

이번 연구는 여성형 탈모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여성형 탈모 치료는 남성호르몬 억제제 사용이 제한적이고 에스트로겐 기반 치료 역시 부작용 우려가 존재해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약 42만개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AI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유망 물질을 발굴했다. 또 모발 성장 환경 개선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신규 소재 ‘람시딜’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람시딜은 모발 퇴행을 유도하는 단백질 DKK1 발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차세대 탈모 관리 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두피 전문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라보에이치는 최근 두피강화클리닉 라인을 리뉴얼하고 ‘롤앤필’(Roll&Fill)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두피 전문 브랜드 라보에이치를 앞세워 ‘롤앤필’(Roll&Fill)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제공

리뉴얼 제품에는 아모레퍼시픽이 독자 개발한 두피 이중 장벽 강화 기술이 적용됐다. 특허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이 두피 겉장벽을 개선하고 초저분자 비건 PDRN과 스칼프 세라마이드 성분이 두피 속장벽에 영양과 보습을 공급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인체적용시험에서 탈모 완화 체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보에이치는 탈모 관리를 병원 치료나 특별 관리가 아닌 일상 속 루틴으로 접근하고 있다. 헤어라인 앰플을 중심으로 한 롤앤필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두피 관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탈모 시장이 뷰티 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 탈모 관리가 제약사 중심의 치료 영역이었다면 최근에는 두피 건강과 모발 노화를 예방하는 뷰티 솔루션 시장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도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처럼 수십만개 후보 물질을 단기간에 분석해 신소재를 발굴하거나 두피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연구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는 단순한 질환 관리가 아니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웰니스 영역으로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고령화와 스트레스 증가로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두피·모발 시장은 향후 뷰티업계의 핵심 성장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뷰티 기업들은 두피 노화 연구, 모발 성장 소재 개발, 맞춤형 진단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피부를 넘어 두피까지 관리하는 ‘스칼프 케어’가 차세대 뷰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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