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사고 증가, 5년새 사망자는 3배 늘어

2026-06-04 13:00:09 게재

사고 70%, 60세 이상 운전자

고령 남성일수록 사고 많아

가속페달(엑셀)과 제동페달(브레이크)을 헷갈려 발생하는 ‘페달 오조작’ 사고가 늘면서 인명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업계와 교통 전문가들은 초고령화 시대 진입과 맞물려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 567건을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소의 ‘페달 오조작 주요 사고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페달 오조작 사고는 2021년(66건)보다 약 2.3배 늘어난 153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23%가량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관련 사망자 수는 15명에서 51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무엇보다 전체 사고의 70.5%가 60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서 발생했다. 이는 60세 미만 운전자의 사고 건수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연령과 성별이 확인된 60세 이상 페달 오조작 사고 가운데 남성 운전자가 257건을 차지해, 여성 운전자(83건)보다 3배가량 많았다. 60세 미만 연령대에서는 남녀 간 사고 편차가 크지 않았던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성별 편차가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5년간 사고 중 60세 이상 고령의 남성이 일으킨 것만 45.3%에 달했다.

고령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피해의 심각성이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는 60세 미만이 26건인 반면, 60세 이상은 93건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사고 건당 사망자 수 역시 60세 미만은 건당 1.1명(총 28명)이었으나, 60세 이상은 건당 1.4명(총 132명)에 달해 고령층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훨씬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달 오조작으로 인해 식당이나 카페 등 상가로 돌진한 사고도 96건에 달했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인도나 횡단보도에서의 사망자 비율은 전체 사망자의 48.2%를 차지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해외 주요국들은 일찍이 페달 오조작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과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페달 오조작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전역에서 연간 약 1만 6,000건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영국 도로교통연구소는 2023년 보고서를 통해 페달 오조작을 단순한 운전 미숙이 아닌 ‘인지 오류’로 정의했다. 운전자가 돌발 상황에서 당황하게 되면 자신이 어떤 페달을 밟고 있는지 일시적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면서도 제동페달을 밟고 있다는 심리적 확신에 빠져, 차가 멈추지 않으면 페달을 더 강하게 밟아버리는 신체적 한계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일찍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보급에 힘써왔다. 다만 장치 도입 이후 전체 사고 건수는 줄었으나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65세 이상 운전자가 급증하면서 기존 방지 장치 보급 사업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매년 고령 운전자가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며,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이 법제화되어 의무 장착되기 이전이라도, 사고 위험이 높은 고령층에 우선 보급된다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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