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중흥건설 원청 사용자성 인정

2026-06-05 13:00:01 게재

노봉법 시행 뒤 첫 재심서 뒤집혀

“산업안전 단독 구조개선 어려워”

임금의제 불인정 “자율교섭 가능”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3월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중노위의 첫 재심 판단으로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을 뒤집은 것이다. 중노위는 4일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가 중흥토건·중흥건설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 재심 사건에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결정(초심)을 취소했다.

노조는 3월 12일 중흥건설·중흥토건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같은 달 24일 전남지노위에 시정신청을 냈다. 전남지노위는 4월 10일 원청이 하청 노조의 근로조건 등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거나 이를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중노위의 판단은 달랐다. 중노위는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산업안전(작업환경 포함) 의제에 대해 “하청사인 타워크레인 임대업체가 단독으로 타워크레인 작업 전반의 유해·위험요인 제거 또는 안전설비 설치·해체 등 구조적 개선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노위는 “산업안전 의제에 대해서는 원청사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며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한 임금 직불제 관련 의제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자율교섭은 가능할 것이나, 회사가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교섭 의제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 간 자율협상은 가능하지만, 원청사가 임금 사항을 직접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의제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김경수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정으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산업안전에 관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됐다”며 “건설현장의 중대재해로부터 조합원들이 더 안전하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만큼 원청 건설사와의 적극적인 교섭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한남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