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이율 초과이자는 범죄수익, 추징가능”
1·2심, 징역 4월에 집유 1년 … 추징 명령
대법 “범죄수익 소비 후 반환한 것에 불과”
불법대부업자가 법정 최고이자율(2018년 2월 8일부터 2021년 7월 6일까지 연 24%)을 초과해 받은 이자를 피해자에게 전액 반환했더라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추징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5일 오전 대부업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약 4700만원을 추징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대부업을 등록 하지 않고 2018년 11월경 피해자 B씨에게 550만원 빌려준 뒤 같은 해 12월 31일 1200만원을 상환받아 연 324% 이자를 지급받는 등 2019년 7월까지 총 5회에 걸쳐 당시 연 24%를 초과하는 이자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2017년 7월 C씨에게 105만원 빌려주고 다음 달 이자로 45만원을 받는 등 2020년 10월까지 총 97회에 걸쳐 총 2억3786만원의 원금 및 이자를 받으면서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2개의 차명 계좌를 활용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대부업자가 받은 초과이자를 채무자에게 모두 반환한 경우 그 초과이자 전액의 추징을 명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765만8712원을 추징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금원을 대여하고 상당한 금액의 이자제한법을 초과하는 이자를 지급받았고 이를 숨기기 위하여 대포통장까지 이용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금전차용인 중 C·B씨에게 초과지급한 이자 상당액을 지급해 합의한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4년 4월 피해자 B씨에게 모두 5567만원을 반환하는 등 범죄수익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추징 명령은 양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미등록대부업자가 법정이자율을 초과해 받은 이자는 대부업법위반죄로 인해 취득한 재산으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에 해당돼 법상 추징 대상”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합의금 내지 변제금 명목으로 초과이자를 반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에 상응하는 금원이 추징의 대상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A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취한 초과이자를 모두 반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범죄수익을 소비한 후 반환한 것에 불과하다”며 “임의적 몰수ㆍ추징을 규정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의 적용에 있어 비례의 원칙을 고려하더라도, 그 초과이자 전액 상당의 추징을 명한, 원심 판단에 위법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해 추징을 명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