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업체 피씨엘, 법원 회생절차 돌입

2026-06-05 13:00:04 게재

현금 16억원, 순손실 536억원 누적

회사 “스토킹호스 방식 투자자 확보”

코스닥 상장사인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피씨엘이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회사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투자자를 확보해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법원도 인가 전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시사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12부(최두호 부장판사)는 지난 2일 피씨엘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원은 김소연 대표이사를 법률상 관리인으로 선임하고 오는 9월 16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피씨엘은 지난 5월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공시를 통해 신청 사유를 ‘자금사정 악화’라고 밝혔다. 회사는 신규 투자자 유치를 통해 채무를 상환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실제 회사 재무상태는 악화된 상태다. 2025년 9월 말 기준 연결재무제표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유동부채는 115억4200만원으로 유동자산(76억8200만원)보다 38억6000만원 많아 단기 유동성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269억원, 당기순손실은 53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결정 배경에 대해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고,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어 회생절차 개시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피씨엘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제때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 부족과 누적 손실, 단기 채무 부담이 겹치면서 자금난이 심화된 상태로 본 것이다.

향후 회생절차의 핵심 변수는 투자유치다. 김소연 대표는 주주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저희 법인회생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며 “다시금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먼저 인수예정자 또는 투자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 절차를 통해 더 나은 조건의 인수자나 투자자를 찾는 방식이다. 회생기업 M&A에서 자주 활용되는 기법으로, 최초 제시된 투자 조건을 기준으로 공개 경쟁을 진행한다. 더 나은 조건의 투자자가 나타나면 해당 투자자가 선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가 우선권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채무자가 인가 전 M&A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가 전 M&A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투자자나 인수자를 유치해 기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피씨엘의 향후 회생계획안에는 인가 전 M&A와 함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08년 설립된 피씨엘은 혈액 내 다수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는 다중면역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이다. 2017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향후 조사위원의 계속기업가치 평가와 투자유치 진행 상황, 회생계획안 내용이 피씨엘의 회생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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