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이상민·김대기 기소 임박

2026-06-09 13:00:33 게재

윤재순·김오진도 이르면 9일 재판행

종합특검 첫 기소…기재부 수사 확대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이르면 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 출범 후 첫 기소 사례다. 특검팀은 기획예산처 등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이날 중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윤 전 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도 함께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이들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안부 예산 28억원을 불법 전용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21그램은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친분이 있는 업체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데도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21그램이 공사 견적으로 애초에 편성된 1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41억원을 제시하자 대통령실은 행안부의 청사 노후시설 정비 명목 예산을 활용해 공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등이 행안부 공무원들을 압박해 28억원을 불법 전용·집행하도록 한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팀은 당시 행안부가 ‘예비비를 더 만들기 어렵다’ ‘대통령비서실에서 지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공무원이 ‘지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차라리 인사 조치 해달라’는 취지로 상부에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예산 전용 업무와 관련한 김 전 실장의 지시 내용 등이 기록된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의 일지 등 다수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이 예산 전용에 반발하는 공무원에 대해 승진 배제 등 인사상 불이익을 준 구체적 정황도 확인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김 전 실장과 윤 전 총무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이달 4일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기소한 후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우선 당시 예산 편성과 집행을 관리·감독했던 기획재정부가 예산 전용에 가담하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기획예산처 및 전 기재부 예산실장,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 4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폰과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윤 전 비서관이 행안부쪽에 ‘기재부 정리 완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기재부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예산 전용이 규정에 맞지 않았음에도 승인하라는 상부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들을 소환해 예산 전용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공사와 관련해 윤 전 비서관을 크게 질책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완결성을 위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조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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