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삶에 소상공인들 아스팔트로 나섰다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사회양극화 최대 피해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풀어주면 동네상권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다.”(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주휴수당 제도는 대한민국 고용시장을 병들게 하고 영세 소상공인의 목을 죄는 유령이다.”(김미연 CU편의점가맹점주연합회장)
“벼랑 끝에 선 영세 소상공인 230만명에게 ‘소상공인 최저소득 보장’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장)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 소상공인의 절박한 목소리가 퍼졌다. 전국에서 생업을 접고 상경한 소상공인 3000여명의 절규다.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송치영)는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업계와 공동으로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 소상공인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소상공인업계가 거리로 나선 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高)’ 파도와 극심한 내수 부진, 치솟은 인건비와 플랫폼 수수료 등으로 삶을 힘들어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3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3분의 2가 월 영업익 160만원 미만이다. 최저임금도 못 벌고 있는 셈이다. 2024년 폐업자는 100만8282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정도로 소상공인 경영난이 극심하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대회사에서 “우리 사회 양극화의 최대 피해자는 소상공인”이라고 호소한 이유다. 송 회장은 “인건비도 감당 못 해 휴일 없이 가족경영으로 버티는 소상공인의 노동가치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회장은 국회가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경우 근로자 1인당 연간 505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소상공인에게는 지불여력이 전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지역별·외국인근로자 구분 적용 △주휴수당 즉각 폐지도 요구했다.
소상공인업계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법안이 통과될 경우 즉각 헌법소원 제기와 함께 해당 법안에 찬성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반대운동 계획을 밝혔다.
정연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붕괴는 서민경제 파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연 CU편의점가맹점주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고혈을 짜내는 주휴수당을 그대로 둔다면 대한민국의 골목상권은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했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장은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으로 소득 하한선을 보장받는데 소상공인들은 밤낮없이 땀 흘려 일하면서도 최저임금조차 손에 쥐지 못하고 빚더미에 앉아야만 하는가”라며 ‘소상공인 최저소득 보장’ 도입을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은 6대 요구사항을 담은 ‘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정치권에 전달했다. 결의식에서는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과 김미연 CU편의점가맹점주연합회장이 790만 소상공인의 절박한 처지를 대변하며 고용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삭발을 단행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