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폭발 발화원 못 찾아
경찰, 배관 잔류물·추진제 슬러지 정밀 분석 착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사당국은 세척기계 배관과 노즐 내부 잔류물, 추진제 슬러지(찌꺼기) 등을 확보해 정밀 분석에 착수했지만 1·2차 합동감식에도 최초 발화지점은 특정하지 못했다.
대전경찰청은 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 20여명과 함께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 대한 2차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감식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약 4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경찰은 이번 감식에서 폭발이 발생한 ‘초음파·스프레이 세척실’ 내부 설비를 집중 조사했다. 현장에서는 스프레이 세척기계로 추정되는 설비 1대가 확인됐으며, 세척기계 부품과 배관·노즐 내부 잔류물, 작업 도구 등을 수거해 국과수와 안전보건공단에 이송했다.
한화측 설명에 따르면 사망자 5명과 부상자 2명은 당시 로켓 추진제(화약)를 만드는 공구에 묻은 화약 성분을 제거하는 세척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세척기계 이상 여부와 함께 세척공실 내 추진제 슬러지 관리가 적절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수사는 예상보다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1차 합동감식에 이어 이번 2차 감식에서도 최초 발화지점을 특정하지 못했다.
사고 현장 내부는 대부분 소실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추진제 슬러지도 타고 남은 흔적만 일부 확인됐을 뿐 원형은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현장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당시 상황 재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대신 외부에서 56동을 비추는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수사당국은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관리 책임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가재웅 대전사업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해 조사 중이다. 가 사업장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도 입건됐다.
장세풍·윤여운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