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인식 좋아졌는데 생산은 감소

2026-06-11 13:00:03 게재

4년새 16.7% 생산면적 감소 … 정부, 2030년까지 친환경 유기농업 2배 확대 추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 인식은 개선됐지만 생산 기반이 감소하면서 친환경 농업이 갈림길에 섰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면적은 2020년 정점 이후 줄고 있지만 최근 1년 내 구매 경험은 76.8%까지 올랐다. 가격 부담과 생산비 증가가 시장 확대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11일 한국친환경농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농산물 인증면적은 2020년 8만1827㏊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에는 6만8165㏊까지 감소했다. 4년 사이 1만3662㏊, 16.7%가 줄어든 것이다.

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유기농데이. 사진 농식품부 제공

이중 친환경 벼 재배면적이 크게 줄었다. 2020년 4만8591㏊에서 2024년 3만5670㏊로 줄었다.

이같은 원인은 수익성에 있다. 친환경 농산물은 관행농업보다 생산비와 관리비가 높고 병해충 방제와 잡초 관리도 어렵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비싼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는데 제약이 많은 것이다. 이런 구조가 친환경 농업을 하려는 신규 농가의 진입을 막고 기존 농가 이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농업 재배면적 감소가 기후변화와 고령화, 물가 상승, 생산비 증가, 인증취소 부담 등의 원인 때문이라고 보고 친환경 유기농업을 2배 확대하는 사업을 국정과제로 정했다. 농식품부는 친환경 벼 재배면적도 2030년까지 7만3000㏊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은 상당부분 개선됐기 때문에 생산량이 증가하면 소비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의 2024년 조사에서 최근 1년 이내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76.8%였다. 전년보다 0.6%p 올랐다. 구매 품목은 △과채류 59.2% △버섯류 49.6% △엽경채류 47.8% 순이었다.

구매 이유는 안전성과 건강이 중심이다. 응답자는 △더 안전할 것 같아서 39.5% △가족의 건강을 위해 31.1%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어서 13.6% 순으로 답했다. 반대로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일반농산물보다 비싸서가 65.1%로 가장 높았다.

판매 채널은 대형마트 중심이다. 주요 구매 장소 중 대형마트 비중은 68.1%였다. 온라인 구매도 늘고 있다. 온라인 새벽배송 이용률은 2022년 27.7%에서 2024년 35.1%로 올랐다. 온라인 일반 구매도 같은 기간 17.8%에서 19.8%로 상승했다.

다만 매출은 감소했다. 2023년 기준 친환경농산물 판매장 수는 6099개로 전년보다 47개 늘었다. 그러나 전체 매출액은 2조448억원으로 전년보다 1583억원 줄었다. 이 중 친환경인증 농식품 매출액은 9045억원으로 전년보다 813억원 감소했다.

친환경 농산물은 크게 유기농산물과 무농약농산물로 나뉜다. 유기농산물은 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윤작 등 유기재배 방식으로 생산한 농산물이다. 무농약농산물은 합성농약을 쓰지 않고 화학비료 사용을 권장 성분량의 3분의 1 이하로 줄인 농산물이다.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가장 큰 변수다. 소비자는 친환경 농산물의 안전성과 건강 가치를 인정하지만 실제 구매 단계에서는 가격 차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수요가 시장을 떠받칠 가능성이 크다. 농식품부는 제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에서 2030년까지 친환경 인증면적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체 경지면적 대비 유기농은 2024년 2.5%에서 2030년 5%로 무농약은 2%에서 4%로 늘리는 계획이다.

정부는 2026년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도 재개한다. 예산은 158억원이다. 16만명에게 매월 4만원씩 6개월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공급식과 취약계층 복지용 친환경 쌀 수요도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 쪽에서는 온라인 대형마트 직거래가 성장축이다. 정부도 온라인 대형마트 직거래 활성화와 광역 거점물류센터 검토를 과제로 제시했다. 유기가공식품과 수출도 새 성장 분야로 꼽힌다. 녹차 쌀 가공식품 음료 등 국산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유기가공식품을 수출 유망 품목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이다.

해외 시장 흐름도 우호적이다. 세계 유기농업 면적은 2023년 기준 약 9900만㏊다. 유기농 식음료 매출은 1360억유로를 넘었다. 국내 시장이 정체돼도 글로벌 유기식품 수요는 계속 커지는 흐름이다.

농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소비 확대를 위해 9일 열린 유기농데이에서 대대적인 소비 촉진행사를 마련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기후위기 시대 탄소를 흡수하고 생태계를 지켜내는 친환경 농업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친환경 유기농업 2배 확대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체계 강화, 인증 합리화, 탄소중립직불제 도입 등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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