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에너지위기를 기회로…전력망 기술, 유럽 공략
김성환 장관, EU 에너지 대화창구 신설
식스티헤르츠 등 ‘K-전력망 원팀’ 구성
중동발 에너지 안보 위기를 계기로 대한민국과 유럽연합(EU)이 재생에너지 전환 동맹을 맺었다. 정부 고위급 대화 채널 신설부터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수주 협력까지 한국과 EU가 탈화석연료라는 공동 목표 아래 손을 맞잡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댄 요르겐슨 EU 에너지 집행위원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EU 에너지 대화창구(차관급)’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가 차관급 직통 연락망을 상시 운영하며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에너지 리스크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전기화 정책을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양측 기업 협력도 강화한다.
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기반시설 구축 △에너지 효율 개선 △수송·건물 부문 전기화 등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협력을 제안했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전력망 시장을 보유한 EU는 올해 4월 ‘유럽연합 전환 가속화(Accelerate EU)’ 정책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까지 5840억유로를 투자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교적 합의와 발맞춰 10일 브뤼셀에서 ‘한-유럽연합 에너지 전환 상생협력 포럼’도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EU 국빈 방문에 맞춰 기획된 이 행사에는 △독일 최대 전력회사 에르베에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 에넬 △네덜란드-독일 송전망 운영사 테넷 △벨기에 국영 송전망 운영사 엘리아 △지멘스 에너지 △히타치 에너지 △럼클룬 △유럽 송전망 운영자 협의체 엔트소-이 등 유럽 핵심 에너지 기업들이 참여했다.
한국 측도 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를 필두로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전력기자재 업체 △ 배터리 3사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가상발전소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K-전력망 원팀’을 구성해 참석했다. 이들은 고효율 변압기 등 전력 기자재와 △ESS 솔루션 △인공지능 기반 가상발전소(VPP) △차세대 태양광 셀·모듈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대한전선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해저 전력망 시공업체인 벨기에 얀데놀,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와 각각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 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전선이 초고압 송전케이블을 생산하고 유럽 기업들의 포설선(해저에 케이블을 깔기 위한 전용 선박)으로 해저에 시공하는 설계-생산-시공 일체형 협력 모델이다.
김 장관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를 앞당기는 기회로 삼아 전기국가로 조속히 거듭나야 한다”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EU는 우리나라의 가장 핵심적인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