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안 줄이면 봄철 산불 위험 43% 높아진다
기상청, 2100년 미래전망
강원·경북 이미 위험 구간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2100년 봄철 산불 기상 조건이 현재보다 43%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단적 산불 기상이 나타날 확률은 최대 2.7배까지 치솟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상청은 산불이 집중되는 우리나라 봄철(2~5월) 산불 가능성에 대한 현황과 2100년까지의 미래전망을 11일 발표했다. 1km 해상도의 남한상세 국가 기후변화 표준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산불기상지수(FWI·Fire Weather Index) 산출 체계를 마련했다. 산불기상지수는 △최고기온 △상대습도 △강수량 △풍속 등 4가지 기상요소를 종합해 산불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확산·강화될지를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20년(2000~2019년)간 국내 산불의 70% 이상이 2~5월 사이인 봄철에 집중됐다. 산불기상지수 값이 높을수록 산불 발생 횟수도 증가했다. 특히 산불기상지수 상위 5% 초과 구간에서는 중위 구간 대비 2배 이상 산불이 발생했다.
미래 전망은 온실가스 감축 수준에 따라 2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 전국 봄철 평균 산불기상지수는 2000~2019년 4.35에서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약 5.62로 29% 오른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같은 기간 약 6.22로 43% 상승한다. 감축 여부에 따라 산불 위험도가 14%p 차이가 난다는 분석 결과다.
지역별로는 편차가 크다. 봄철 건조도가 높은 강원영동과 경북 지역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기 산불기상지수 평균이 8을 넘어 다른 지역보다 산불 위험이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율 측면에서는 강원지역이 2000~2019년 4.11에서 21세기 후반기 약 6.52로 59% 올라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충북지역(47%) △수도권 지역(46%) 등의 순이었다.
극단적 산불 기상 조건이 나타날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 2000~2019년 상위 5% 수준의 극한 산불기상지수 발생 확률은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최대 2.2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최대 2.7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적인 위험도 상승을 넘어 재난급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극단적 기상 조건이 더 자주 출현한다는 의미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에 따라 미래에는 산불기상지수의 극한값이 나타날 가능성이 현재보다 커질 것”이라며 “표준시나리오 기반의 다양한 분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