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주 “스페이스X 투자 불참”
주 재무장관 투자 난색
오픈AI·앤스로픽 선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며 이번 기업공개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오픈AI와 앤스로픽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고 했다.
브래드 브라이너 노스캐롤라이나주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올해 가장 뜨거운 기업공개로 꼽히는 스페이스X가 “주 연기금이 보유하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교사와 소방관, 경찰관 등을 위한 약 2000억달러 규모의 연기금을 운용한다.
브라이너 장관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오픈AI와 앤스로픽 등에는 적극 투자했지만, 12일 상장 예정인 스페이스X에는 투자하지 않았다고 했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1조7700억달러에 이르러 향후 추가 수익을 낼 여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스페이스X에 대해 “지난 1년가량 가격 문제가 있다”고 우려해 왔다며 “일론 머스크는 놀라운 기업가이고 로켓 발사 서비스에서도 믿기 어려운 기술력을 보여줬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가격에 모든 기대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은퇴자들을 위해 한 자릿수 후반대의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내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따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1조7500억달러에 이르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향후 수익률을 따질 때 부담스러운 수준”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11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12일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주당 135달러에 5억5560만주를 매각해 약 75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약 1조8000억달러다.
브라이너 장관의 발언은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 중 하나를 준비하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논쟁을 보여준다. 많은 자산운용사들은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와 위성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진 희소한 자산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에 이미 이런 낙관론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브라이너 장관은 스페이스X 대신 위험 대비 수익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AI 기업에 자금을 배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오픈AI에 약 4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올해 초 앤스로픽에는 약 2억5000만달러를 약정했다. 그는 앤스로픽 투자지분 가치가 현재 6억달러를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 앤스로픽에서 완전히 잘못 가격이 매겨진 기회를 봤다”며 그 기술을 써 보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너 장관은 비상장 시장에서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대신, “상장 이후에는 지수펀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상장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16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