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초단체장 절반 지방의원 출신
서울·경기·인천 67명 중
지방의회 활동경험 37명
서울·경기·인천 3곳의 민선 9기 기초단체장 당선인 절반 이상이 지방의원 출신이다. 지방자치가 성숙할수록 중앙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지방의회가 기초단체장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당선인 명부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수도권 67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명(55.2%)이 광역·기초의회 의원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은 25명 구청장 가운데 12명, 경기도는 시장·군수 31명 가운데 16명, 인천은 구청장·군수 11명 가운데 무려 9명(81.8%)이 지방의원 출신이다.
서울에서 ‘첫 여성 3선’ 구청장이 된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경우 은평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인과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 박준희 관악구청장 당선인도 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을 모두 경험했다. 성북구에서 3선에 성공한 이승로 구청장은 3선 서울시의원을 역임했다.
경기도는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전·현직 경기도의원 출신 11명과 기초의원 출신 5명이 기초단체장에 당선됐다. 무투표 당선으로 3선 고지에 오른 임병택 시흥시장과 광명시 첫 3선 박승원 광명시장, 민주당 첫 여성 3선 김보라 안성시장, 국민의힘 첫 여성 3선 신계용 과천시장 등 3선 단체장 4명 모두 경기도의원 출신이다. 이번에 처음 기초단체장이 된 민경선(고양) 이기형(김포) 조용호(오산) 김원기(의정부) 박관열(광주) 성수석(이천) 당선인과 재선에 성공한 박형덕 동두천시장도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손배찬(파주) 정덕영(양주) 신동화(구리) 당선인과 이민근 안산시장, 전진선 양평군수는 기초의원(의장) 출신이다.
인천에선 3선에 성공한 이재호 연수구청장과 재선의 박용철 강화군수는 기초·광역의원을 모두 경험했다. 징검다리 4선에 성공한 박형우 계양구청장과 3선의 차준택 부평구청장, 이병래 남동구청장 당선인, 구재용 서해구청장 당선인, 김진규 검단구청장 당선인은 모두 인천시의원 출신이고 장정민 옹진군수 당선인은 옹진군의원을 지냈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에선 지방의원 출신들의 기초단체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민선 8기와 민선 9기 변화가 뚜렷하다. 지방의원 출신 기초단체장이 민선 8기엔 9명(29%)이었으나 민선 9기에 16명(52%)으로 크게 늘었다. 인천은 민선 7기 때 10명 중 7명, 민선 8기 때 10명 중 6명이 지방의원 출신이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지방의원 출신 단체장 숫자가 많은 곳이다.
이런 배경에는 지방의회의 위상과 역할이 꾸준히 강화돼 온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광역·기초 지방의회는 그동안 ‘자치분권 강화’를 외치며 의회 인사권 독립, 지방의원 정책보좌관제 도입을 이뤄냈다. 차기 광역의회에선 ‘지방의회법 제정’과 ‘1인 1정책 보좌관제 도입’ 등 지방의회 위상 강화가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동시에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특별조정교부금 개입 및 뇌물수수 사건 등 지방의원들의 비리를 막기 위한 감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민호 자치분권전국회의 공동대표는 “과거 지방의원들이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 체급을 높여 출마할 때마다 ‘자질론’에 발목잡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방의회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자정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기초단체장 등용문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영·김신일·이제형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