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논란 ‘선관위원장-법관 겸직’ 손 본다

2026-06-11 13:00:05 게재

87년 개헌 이후에도 ‘겸직 관행’ 지속

한병도, ‘법관 배제, 상근화’ 법안 제출

선관위도 ‘상근제’에 찬성 입장 전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선관위원장과 대법관의 겸직에 대해 ‘위헌 가능성’을 경고해 왔지만 중앙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서의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를 이유로 겸직 관행을 고집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사법부 소속의 대법관이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원장을 비상임 명예직으로 동시에 맡다 보니 결국 독립성을 확보하려다 책임성을 잃어버린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중앙선관위원장 상근 전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과 관련한 검토보고서에서 국회 행안위 전문위원실은 “법관인 선관위원이 위원장으로 호선되는 관행에 대해 헌법상 독립기관의 장을 타 헌법기관 구성원이 겸직하게 되어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고, 국가 기능상 특수행정 분야인 선거관리 업무의 최고 책임자를 사법기능을 담당하는 법관이 맡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헌법 차원의 문제 제기가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

헌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과 각 급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당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중에서 호선토록 하고 있지만 그동안 관례를 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대법관인 위원이,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장은 지방법원장이,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위원장으로 호선됐고 비상임 명예직인 위원장직을 겸임해 왔다.

대법관인 선관위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호선하는 관례는 1960년 6월 15일 시행된 헌법에서 시작했다. 당시 헌법 제75조의2는 ‘중앙선거위원회는 대법관 중에서 호선한 3인과 정당에서 추천한 6인의 위원으로 조직하고, 위원장은 대법관인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1987년 개헌으로 1988년 2월 25일부터 적용된 헌법에서는 ‘대법관 위원 중 호선’이 빠지고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한다’로 변경됐다.

검토보고서는 “법관은 헌법에 따라 법관으로서의 독립성과 신분이 보장되고,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경우 임명 절차상 국회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개인의 자질과 역량, 객관성 등이 일정 부분 검증될 수 있어 대법관인 위원이 위원장으로 호선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법관인 위원이 비상임 위원장으로 호선되는 현재의 체계로는 복잡해지는 선거 절차 사무와 급증하는 선거범죄 단속 사무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적극적인 책임성과 대표성, 전문성, 직무 전념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앙선관위는 이같은 ‘겸직’의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한병도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을 통해 중앙선관위원장의 상근 전환과 함께 ‘중앙선관위원장을 호선하는 경우에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 및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우려가 없는 사람을 위원장으로 호선해야 한다’며 법관 배제 원칙을 담았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 대표를 구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선거 업무의 중요성 및 질적 고도화, 양적 팽창에 따른 위원장의 책임성과 직무 전념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상근제 도입의 필요성이 있고 상근제 도입 시 선거 사무의 전문성 강화, 주요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 등 효율성 제고가 예상된다”고 했다.

전날 민주당 선거제도 개선 TF에서 한병도 원내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상근 체제 전환과 선관위 조직 개혁을 위한 선관위법 개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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